대학 학부제 도입과 함께 인접 학문의 이해를 돕는다는 취지로 실시된 '복수·다전공' 학사취득 제도가 일부 인기학과에 제2전공이 집중되면서 취업예비생들의 자격증 획득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학생이 제1전공과 무관한 '취업용' 학과를 복수전공으로 선택, 전공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데도 대다수 대기업들은 입사전형 과정에서 복수전공을 제대로 인정치 않아 취업에도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27일 경인지역 대학에 따르면 학부제가 도입되면서 대다수 4년제 대학에서 2개 이상의 학위를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복수·다전공 학사취득제도가 실시되고 있으나 성적불량 등의 이유로 중도 포기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A대의 경우 복수·다전공 첫 졸업생이 배출된 지난해 2월 전기 졸업자 1천500여명 가운데 220여명만이 복수전공으로 학위를 취득했고 8월의 후기 졸업자 340여명 가운데 복수전공 학위취득자는 50여명에 불과했다. 올해 역시 전기 졸업생 1천600여명 중 260여명, 후기 360여명 중 60여명만이 복수전공 학위취득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K대도 지난해 2천700여명의 졸업생중 180여명만이 복수전공으로 학위를 얻었고 올해에도 복수전공 졸업자는 330여명에 불과했다.

이같은 현상은 대부분의 학생이 취업을 염두에 두고 경영과 영어, 관광 등 취업 인기학과를 복수전공으로 선택했다가 전공학생들과의 경쟁에서 학점 취득이 어려워지자 중도에 포기하기 때문인 것으로 대학 관계자들은 밝히고 있다.

올해 A대를 졸업한 이모(27·성남시 수정구 단대동)씨는 “제1전공 국문학 외에 취업을 위해 지역연구와 사학을 제2, 제3전공으로 이수했으나 취업을 하면서 제1전공만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아주대 취업지원팀 임홍식 팀장은 “대부분의 대기업이 복수전공은 반쯤 접어두고 인정하는 추세”라며 “취업만을 위해 복수전공을 선택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