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를 강타한 제15호 태풍 '루사'(RUSA)의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80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또 주택 1만7천46채와 농작물 5천110㏊가 침수되는 등 엄청난 재산피해를 냈다.

특히 침수피해를 입은 이재민 1만2천791가구 2만7천474명이 대피해 있으며 건물 96동이 전파 또는 반파되고 도로·교량 50곳이 유실되는 등 재산피해액만 308억1천여만원을 웃도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인천지역에서도 1만여가구가 정전사고로 불편을 겪었으나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다.

1일 중앙재해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현재 전국의 태풍 피해상황을 집계한 결과 강원 강릉시 김태환(29)씨등 모두 42명이 숨졌다.

또 하천 급류에 휩쓸리거나 흙더미에 매몰되는 등 실종된 사람도 26명으로 집계됐으나 실종자가 20여명이 더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인명피해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재산피해도 심각해 주택 1만7천46채와 농작물 5천110㏊가 물에 잠겼으며 전국 66만8천여가구가 한때 정전 사태로 큰 불편을 겪었다.

곳곳에서 산사태가 일어나 차량 등이 매몰됐고 제주도에서는 서귀포 월드컵경기장 지붕천막 19칸중 3칸(1천650평)이 강풍에 훼손됐다.

또 경북 김천시 감천제방과 경남산청 경호강 범람으로 인근 주민들이 대피하는 등 전국에서 저수지와 둑이 범람해 이재민이 속출하고 있다.

목포·여수·양양공항이 통제돼 항공기 이·착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며 연안 여객선은 97개 항로 128척의 운항이 통제됐다.

전국의 고속도로·국도·지방도 등 64곳에서 산사태·낙석·하천범람 등으로 도로가 유실되거나 끊겨 통제됐으며 경부선과 전라선, 영동선 등 3개 노선 9곳에서 열차의 운행에 차질을 빚었다.

이 밖에 유선 전화망 20만4천여 회선이 장애를 겪었고 이동통신 무선기지국 424곳이 불통됐으며, 어선·선박 7만416척이 결박 또는 대피했다.

대책본부 관계자는 “루사가 북상도중 세력이 크게 약화됐으나 추가 피해상황이 속속 들어오고 있어 최종집계될 때까지 피해규모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