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연 2.00%로 3개월 연속 동결됐다.

한은은 15일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본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한국 경제의 성장세가 애초 전망에 못 미치고 있지만 이미 작년 8월과 10월에 기준금리를 각각 내린 만큼 금리 정책의 실물경제 영향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현재의 기준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2월부터 17개월간 운영된 종전 사상 최저치(2.00%)와 같은 수준인 만큼 추가 인하에는 한층 더 신중한 태도로 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저금리와 정부의 부동산 금융규제 완화에 따라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급증하는 가계부채는 섣부른 추가 인하를 주저하게 만드는 변수다. 정부도 올해 경제 정책에서 단기적인 경기부양보다는 구조개혁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낳는 저물가의 장기화, 투자 부진, 소비심리 악화 등 최근 경기 흐름을 보면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나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 확대 등 한층 더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펼쳐질 가능성은 남아있다.

지난 14일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가 한은 기준금리보다 낮은 1.97%에 마감하면서 종가 기준으로 사상 처음 1%대에 진입하는 등 시장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는 것도 추가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 시작을 알리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시장의 기대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하 관련해서는 거시정책을 담당하는 기관들과 협의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적기에 대응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한 발언 내용에도 일부 자극을 받았다.

채권 시장에서는 추가로 기준금리가 인하된다면 올해 1분기 중이 유력한 것으로 점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예상대로 올해 중후반에 정책금리 인상에 나서면 이에 반대되는 방향의 통화정책을 취하기는 쉽지 않은 만큼 추가 인하가 필요하다면 미국의 출구전략이 본격화하기 전에 움직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은은 미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등이 진행되면 양국간 금리차 축소 등에 대응해야 한다.

오는 23일 발표될 2014년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등 지표들에서 좀 더 완화적인 통화정책의 필요성이 확인된다면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가능성은 한층 더 높아진다.

앞서 한은은 기준금리를 2012년 7월 종전 3.25%에서 3.00%로 내린 뒤 10월 2.75%로, 2013년 5월 2.50%로 각각 인하하고서 14개월 연속 동결하다가 작년 8월과 10월에 0.25%포인트씩 내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