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이 일반 바퀴벌레의 2배 가까이 되고 날개로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대
형 바퀴벌레가 최근 서울과 수도권 일대에 퍼지고 있어 경계의 대상이 되
고 있다.

10일 관련학계와 해충방제업계 등에 따르면 통상 ’미국바퀴’라고 불리는
이 바퀴벌레는 그간 부산.광주 등 남부지방에서만 주로 서식하는 것으로 알
려져 있었으나 지난 수년간 서울과 수도권 등지로 부쩍 세력을 넓히고 있
다.

몸 길이가 3.5∼4㎝로 가장 흔한 ’독일바퀴’의 2배 이상이며, 날개를 이
용해 자유롭게 날아다니는데다 성격이 독일바퀴에 비해 포악해 사람이 잡으
려하거나 모르고 닿았을 경우 사람을 깨무는 습성이 있어 강한 혐오감을 준
다.

직장인 이모(29)씨는 “밤에 운전도중 미국바퀴가 차창 안으로 날아들어왔
다”며“간신히 내쫓았지만 크기도 크고 잡기도 쉽지 않아 너무 소름끼쳤
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중구.용산구 등지 정화조와 하수구.상가 등지의 고온다습한 장소
에 특히 많이 서식하고 여름철에는 야외까지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
며, 몸집이 커 독일바퀴 크기에 맞춰진 기존의 미끼식 바퀴살충제에는 들어
가지 못하는 등 기존의 살충제로는 방제가 어렵다.

섭씨 29도 안팎의 고온다습한 환경을 좋아하는 까닭에 그간 수도권에서는
극소수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미국바퀴가 최근 ’북상’한 원인에 대
해 전문가들은 주거.생활환경의 변화와 바퀴벌레의 환경 적응능력 등을 꼽
고 있다.

부산항 선박 등을 통해 국내에 상륙한 미국바퀴가 수십년간 한국 기후에 조
금씩 적응한데다 아파트.빌딩 등 사시사철 고온을 유지하는 공간이 늘어나
면서 서식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

국립보건원 관계자는 “미국바퀴는 약 10여년 전 수도권에서 최초 발견됐으
나 꾸준히 불어나기 시작한 것은 대략 5년 안팎으로 추정된다”며 “미끼
식 살충제의 크기를 크게 만드는 등 방제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