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날아들고 침출수 흘러
여주시, 주민 신고 받고도
안전조치 안해 '방역구멍'
전국적으로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되면서 피해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여주 남한강변에 수백t의 계분이 불법 폐기된 사실을 주민들의 신고로 적발하고도 여주시는 아무런 안전장치도 하지 않은 채 방치하고 있어 방역관리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장시간 계분이 방치되면서 하루에도 수십만마리의 조류떼들이 몰려들고 있어 AI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 21일 연양동 주민들은 남한강과 불과 100m도 안되는 농지에 수백t의 계분이 불법으로 버려진 것을 발견하고 여주시에 신고했다.
불법 폐기된 계분은 덮개나 천막 등 아무런 안전조치도 하지 않은 채 외부에 노출돼 있는 상태다. 버려진 계분 주위에는 남한강을 찾는 철새 등 수십만마리의 조류가 몰리고 있다.
더욱이 여주지역은 물론 이천, 용인, 안성지역에서 잇따라 AI가 발생해 방역에 초비상이 걸린 상태다.
그런데도 여주시는 엄청난 양의 계분이 불법 폐기된 사실을 확인하고도 토지주에게만 계분을 처리하라고 통보했을 뿐 아무런 안전 조치도 하지 않은 채 방치하고 있다.
여주시는 또 불법으로 버려진 계분이 어느 지역 농장에서 옮겨왔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주민들은 인근 지역에서 AI가 발생해 방역에 초비상이 걸렸는데도 여주시의 안일한 관리로 AI가 더욱 확산되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 하고 있다.
인근 주민은 "AI로 비상이 걸린 상태에서 철새들이 떼로 몰려다녀 가뜩이나 걱정인데 엄청난 계분이 불법으로 버려진 사실을 알고도 시가 아무 대책없이 토지주에게만 미루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만약 버려진 계분을 통해 오염균이 확산된다면 어떻게 하겠냐"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농지 소유주와 임차자에게 긴급 방역조치와 함께 침출수 차단 조치를 취할 것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1시께 포천시 영중면의 한 산란계 농장에서도 닭 100여 마리가 집단 폐사하고 산란율이 떨어져 농장 측이 방역당국에 신고했다.
여주/박상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