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원 교수가 수련회에서 영어를 쓰지 않는다는 이유로 석.박사 과정 학생
들을 구타해 물의를 빚고 있다.

12일 광주과학기술원에 따르면 과기원 기전공학과 모 연구실 박사과정 M모
씨 등 석.박사 과정 대학원생 6명은 지도교수인 L모 교수가 학생들을 구타
했다고 폭로했다.

이들은 학교측에 재발 방지대책을 세워주고 실험실을 옮겨줄 것을 요구했으
나 별다른 반응이 없자 최근 청와대와 과기부에 진정서를 냈다.

사건은 지난 7월 하계 수련장에서 발생했다.

L교수는 자신과 동행한 실험실 소속 석.박사 과정 학생 8명에게 수련회 동
안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교수 자신도 가끔 우리 말을 썼고 족구와 물놀이를 하면서 분위기
가 흥겨워지자 일부 학생들이 우리말을 썼다.

그러나 밤이 돼 숙소로 돌아온 L교수는 자기 방으로 박사과정 학생 6명을
불러들여 박사과정을 밟는 이들이 영어를 쓰지않아 실험실 분위기가 엉망이
라면서 발로 차고 주먹으로 때렸다.

학생들은 "폭행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며 더욱이 감정적으로 학생들을
폭행하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라며 "이번 구타사건 전에도
자신이 추천한 광주의 벤처기업에 취직하지 않은한 대학원생을 20분동안 뺨
을 때리는 등 그동안 3명의 석사과정 학생을 구타했다"고 주장했다.

피해 학생들은 진정서에서 "학생들의 인격을 무시하고 사생활 침해하는 폭
언과 구타 등의 물리적인 제재와 진로문제에 대한 억압적이고 강제적인 간
섭 등으로 연구 의욕이 저하되고 교수와 학생간 바람직한 인간관계 형성이
어렵다고 판단해 탄원서를 제출하게 됐다"고 밝혔다.

피해 학생들은 구타 재발방지책 마련과 가해 교수의 사과문 게재, 피해 학
생들의 다른 실험실 이동 조치 등을 학교측에 요구했으나 이것이 받아들여
지지 않자 진정서를 냈다.

광주과기원 총학생회측도 "이번 사건은 영어를 쓰지 않아서 발생한 단순 폭
행사건이 아니라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한 사건"이라며 학교측에 철저한 진
상조사를 요구했다.

광주과기원 관계자는 "L교수가 20분동안 뺨을 때렸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대
부분의 구타 사실을 인정했다"며 "최근 학과장 보직을 해임했고 조만간 인
사위원회를 열어 징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광주과기원은 교수 1인당 우수논문 편수와 교수 1인당 연구비가 국내 193
개 대학 가운데 가장 많은 연구중심 대학원으로 국내 최초로 수업과 세미나
를 100% 영어로 진행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