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하겠습니다!”
수원 화성(華城)을 본딴 건물과 전통미 물씬 풍기는 멋진 교문에 감탄하며 들어서다가 갑작스럽게 아이들의 인사를 받고는 깜짝 놀란다. 천진난만한 얼굴에 생글생글한 웃음까지 머금으며 반기는 아이들을 대하니 금세 기분이 환해진다.
올해 처음 문을 연 새내기(?) 학교인 수원 곡반초등학교. 695명 어린이와 30명 교직원의 인사는 “효도하겠습니다”다. 물질만능과 능력우선이 판을 치면서 땅에 떨어질대로 떨어져버린 우리 전통의 아름다운 효(孝) 사상을 앞장서 되살리겠다는 의지가 담긴 인사말이다.
곡반초등학교 어린이들과 교직원들의 효에 대한 애정은 참으로 각별하다. 비록 '경기도교육청 지정 인성교육연구학교'라는 지정이 붙어있기는 하지만 이들의 효 사랑은 이런 지정마저도 부끄러울 정도로 높기만 하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아침 곡반초등학교 아이들은 '10분 효경생활'로 하루의 공부를 시작한다. 교훈적이고 재미있게 구성된 효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생활을 반성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다 보니 어느덧 아이들에게는 효를 실천하는 생활이 습관이 되어버린다.
주말에도 예외없이 '주말 효도과제'를 통해 작은 실천을 몸에 익힌다.
“효를 공부함에 있어 옛 선조들이 아끼고 가꿔온 아름다운 예절과 덕목들을 배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래서 각 학년에 맞는 효 공부법을 개발하고 이를 몸에 배도록 이끄는데 가장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김성균 교장의 설명이 아니더라도 모든 아이들의 책상위에 놓여있는 '효경 책받침'이나 '어린이 예절교실' 책자, 아이들이 줄줄 외울 정도가 되어버린 '사자소학(四字小學)', 교사들이 연구하고 있는 효 관련 교수·학습 과정안 등은 효를 배우고 실천하기 위한 그동안의 노력을 대변하고 있다. 또 '바른생활 예절본'과 효경가족신문, 그리고 학부모를 위한 예절교실까지 곡반초등학교의 효 공부 방법은 참으로 다양하기만 하다. 덧붙여 매주 수요일 '한복입는 날'과 예절실에서 엄격하게 진행되는 예절교육 등도 바른 몸과 자세를 가다듬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게 김교장의 설명이다.
“효도하겠습니다 라고 외치며 밝게 웃는 아이들의 얼굴을 보면 뿌듯함을 느낍니다. 밝고 곧게 자라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야말로 우리의 미래가 아니겠습니까.”
밝게 웃으며 서로 인사하는 김교장과 700여 곡반초등학교 가족들의 얼굴에서는 자취를 감췄던 우리 선조들의 아름답고 곧은 마음이 다시 활짝 피어나고 있었다.
수원 곡반초교 '효사랑' - '사자소학' 깨우치니 효심 쑥쑥
입력 2002-09-16 00:00
지면 아이콘
지면
ⓘ
2002-09-16 0면
-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
- 가
- 가
- 가
- 가
-
투표종료 2024-11-18 종료
경기도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역점사업이자 도민들의 관심이 집중돼 온 경기국제공항 건설 후보지를 '화성시·평택시·이천시'로 발표했습니다. 어디에 건설되길 바라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