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시스템 등 체계적 현장실습·국제 인턴십
GTEP 박민규 교수, 열정·인성 강조 ‘맞춤진로’
생명공학과 윤지희 등 웹게임 시나리오서 두각
#인천 앞바다에서 태평양을 꿈꾸다―아태물류학부
물류혁신은 21세기 국가와 기업경쟁력의 핵심이다. 물류학은 이 같은 글로벌 경쟁시대에 기업의 생산, 유통활동에 수반되는 제품, 서비스, 정보 및 지식의 흐름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공항과 항만 등 물류 경쟁력을 갖춘 인천에 꼭 필요한 학문이기도 하다.
인하대 아태물류학부(APSL·Asia Pacific School of Logistics)는 지난 2004년 정부의 동북아경제중심지 전략 및 글로벌 물류 전문가 양성을 위해 설립됐다. ‘실용적 지식과 국제적 감각을 지닌 글로벌 물류 전문 경영인’을 배출하는 것이 아태물류학부의 목표다.
아태물류학부는 비용절감 등을 통해 경쟁 우위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과 기법을 연구하고, 나아가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항만, 공항, 도로, 철도 등 물류체계에 대한 정책을 연구하고 있다.
학제상으로는 물류학 단일 전공으로 돼 있으나 세부적으로는 물류관리, 물류시스템, 국제물류, 물류산업 등 4대 영역에서 다양한 수업과 현장실습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매년 20~30명의 학생에게 미국, 중국, 홍콩, 폴란드, 슬로바키아 등 10여개국 100개 기업에서 인턴십을 진행해 국제물류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아태물류학부의 진로는 다양하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미생’의 주인공들의 직업 ‘상사맨’도 바로 물류학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이밖에 제조업체, 유통업체, 항공사, 해운선사, 정부기관, 변호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물류 및 경영전문가로 활동할 수 있다.
아태물류학부 관계자는 “학생들은 인턴십 활동을 통해 물류에 관한 기본 활동뿐 아니라 물류가 세계 각국으로 분산되는 운송의 흐름, 항공 수입 업무 등 현장 적응 능력을 익히고 있다”며 “현장경험을 쌓은 인턴 수료생들은 국내외 대기업에 취업해 우수한 역량을 펼치고 있다”고 했다.
#인성과 열정을 갖춘 제자를 키운다―글로벌 무역 전문가 양성사업단 박민규 교수
GTEP은 매년 30여명의 학생을 선발해 중소기업에 파견, 수출 상담 업무 등을 실습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8년간 240명의 수료생이 배출됐고, 수료생들의 취업률은 85%에 달한다.
이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박 교수가 학생을 뽑는 기준은 ‘열정과 인성을 갖췄는가’이다. 꿈과 현실의 간극을 좁혀주고 알맞은 진로를 찾아주는 것은 그 다음 임무이다.
박 교수는 “막연히 성적에 맞춰서 대학에 진학하다 보니 자신이 뭘 해야할지 모르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라며 “학생들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말은 각자 내재돼 있는 꿈과 열정이 있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적성에 무역이 맞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는 것도 대단한 성과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에게 가르침을 받는 학생들은 혹독한 1년을 보낼 각오를 해야 한다. 물류관리사, 국제무역사 자격증 취득은 필수 코스고, 1년에 2~3차례 지역 중소기업과 함께 국제박람회 등에 참가해 수출상담 지원 업무를 맡아야 한다. 기업의 해외진출을 돕는 현장실습도 마쳐야 GTEP과정을 수료할 수 있다.
박 교수는 “자격증이 취업에 도움이 되느냐 논란도 있고, 단순히 이력서에 한 줄 적기 위한 스펙 아니냐는 얘기도 있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라며 “1년 동안 ‘열심히’ 공부를 해 자격증을 얻고 나면 물류나 무역분야에 자신감이 생기고, 관련된 분야에 진출할 수 있다는 어렴풋한 희망이 생긴다”라고 했다.
박 교수는 행정고시(37회) 출신 공무원이라는 독특한 경력을 갖고 있다. 해양수산부에서 8년 정도 일하다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2003년부터 인하대 국제통상학부 교수로 일하고 있다.
박 교수는 “나는 공무원 출신이지만, 학생들에게 공무원과 공기업 취직을 권하지 않는다”며 “민간분야가 위험하기는 하지만, 20~30년 뒤를 바라본다면 기회가 많다. 도전을 꺼리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박 교수의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GTEP 학생들은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뷰티박람회에 참가해 3천달러 상당의 수출 상담 실적을 거뒀다. 산학협력을 맺은 국내 5개 화장품 중소기업에 학생들이 파견돼 외국 바이어 상담 및 시장조사 등을 대신 진행해 거둔 성과다.
박 교수는 “지금 세대가 어른 세대보다 힘든 것은 맞지만 그래도 길은 있다”며 “길은 아무도 걸어가지 않았을 때는 길이 아니었다. 희망을 품지 않은 사람에게는 길이 없고, 도전 없이는 기회가 없다”고 말했다.
#침략자를 무찔러라―인하대 생명공학과 윤지희
공상과학 또는 재난영화 시나리오 같은 이 이야기는 인하대 생명공학과 2학년 윤지희(21·여)씨 등 4명이 만든 웹게임 ‘침략자들’의 시나리오다.
오염된 바다에 미생물 유전자를 변형시켜 Y박사가 뿌린 악성 미생물을 이긴다는 내용의 웹게임으로 지난해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과학기술창작대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윤씨는 ‘창의적 생명공학설계’라는 전공과목을 수강하던 중 이같은 아이디어가 떠올라 변정욱(지리정보공학과3), 윤정빈(화학공학과2), 김동연(기계공학과1) 학생 등 교내 미술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공모전에 나갔다. 평소 어렵게만 느껴지는 고등학교 생물수업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든 교육용 게임이다.
윤씨는 “처음 게임에 등장하는 미생물 캐릭터가 전투를 통해 유전자 염기서열을 얻으면서 강해지고, 악성 물질을 이긴다는 내용이다”라며 “실제로 이같은 기술은 없지만, 미생물을 변형시켜 약재로 활용하는 기술에서 착안했다”고 설명했다.
화학이나 물리, 기계 등에 비해 덜 개발된 생물과학 분야의 세계를 개척하기 위해 생명공학과를 선택했다는 윤씨. 회사나 연구소에 취직하기보다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생명공학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윤씨는 “공모전 수상을 통해 자신감도 얻었고,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다”며 “셀트리온 같은 바이오 회사를 세워 경영하는 것이 꿈이다”라고 했다.
#우리 대학은?
인하대학교의 교명은 인천(仁川)과 하와이(荷蛙伊)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들었다. 하와이 교포들이 학교 설립을 위해 성금을 내놓은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인하대는 현재 10개 대학원, 10개 단과대학, 59개 학과를 가진 대학으로 성장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2014년 취업률 조사에서 학생 수 3천명 이상 4년제 대학 중 5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송도캠퍼스 조성사업을 필두로 용현캠퍼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60주년 기념관’을 건립하는 등 공간활용에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민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