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 인사적체 해소를 위해 시행되고 있는 '교장임기제'가 교원 정년 단축 이후 신규교장 발령자의 연령이 큰 폭으로 낮아지면서 정년을 3~5년 이상씩 남겨둔 채 임기가 만료되는 학교장이 속출해 사실상 정년을 앞당기는 등의 부작용을 낳고 있다.

중임으로 임기를 모두 채운 교장들은 전문직 전환, 초빙교장 등으로 잔여기간을 채워야 하나 대상자에 비해 수요가 턱없이 부족한 데다 원로교사제 역시 교장의 평교사 임용을 꺼리는 교직풍토상 유명무실해 대부분 '이중 정년단축'의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실정이다.

2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 91년 9월 초·중등 교장의 임기를 4년으로 제한하고 1차례에 한해 중임할 수 있도록 하는 교장임기제를 도입,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99년 9월 이후 교원 정년이 65세에서 62세로 단축되면서 명예퇴직 등으로 교직을 떠나는 교장이 급증, 40대 교장이 배출되는 등 신규 교장 승진자의 연령이 대폭 낮아졌다. 이에 따라 도내 각급학교의 교장 중 8년간의 임기를 마친 뒤 정년이 남게되는 교장이 크게 늘어 현재 초등 47명, 중·고등학교 103명 등 무려 150명이 정년을 채우지 못한 채 교직을 떠나야 할 처지에 내몰리게 됐다.

지난 99년 9월 49세의 나이로 교장에 승진 임용된 수원 S중 김모(52) 교장은 2007년이면 교장임기가 끝나게 되지만 교원 정년은 5년이나 남기게 돼 특별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한 57세에 정년을 맞아야 할 처지다.

또 지난 3월과 9월 각각 신규임용된 이천 M고의 이모(49) 교장, 포천 Y중의 강모(48) 교장 역시 8년간의 교장 임기만료 후에는 5~6년씩의 정년 잔여기간을 남겨 두게 된다.

이들이 정년을 채우기 위해서는 교육청 장학관 등 전문직으로 전환하거나 초빙교장으로 임용되야 하지만 도내의 경우 현재 전문직 전환은 연간 10명 이내, 초빙교장 임용은 15명 안팎에 머물러 대다수 교장들에게는 '그림의 떡'에 불과한 상태다. 또 임기만료된 교장의 구제를 위해 시행되고 있는 원로교사제 역시 대상자들의 임용 기피로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뛰어난 능력으로 승진이 빨리된 교장들이 오히려 임기제의 덫에 걸려 조기 퇴진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1회 중임으로 제한하고 있는 규정을 '연임'으로 바꾸는 등 특단의 조치가 없을 경우 불이익을 당하는 교장은 더욱 크게 늘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