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11일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1천320여 농협·수협·축협 및 산림조합을 대상으로 일제히 실시된다. 요즘 전국 선관위는 조합장선거 관리 준비와 ‘돈 선거’ 척결에 발에 땀이 나도록 바쁘다. 조합장선거는 2005년부터 선관위가 개별적으로 위탁받아 관리하던 것을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이 제정돼 조합장선거의 합법성·공정성·경제성 제고 차원에서 이번에 처음으로 전국에서 동시에 실시하게 됐다.

선관위는 엄정중립과 공정한 선거관리를 위해 많은 경험이 축적돼 있어 선거관리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외국 선거관리기관은 우리나라의 공직 선거가 있을 때마다 참여해 우수한 한국의 선거제도 및 관리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이른바 ‘선거한류’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를 발판삼아 2013년부터 선관위가 주도적으로 ‘A-WEB’이라는 세계선거기관협의회를 창설해 의장국으로서 우리나라의 선거제도를 세계에 수출하고 있다.

헌법기관인 선관위에 조합장선거를 위탁 관리하기 시작한 후 혼탁 부정한 선거모습과 조합원 간 갈등이 많이 개선됐다. 그러나 ‘돈 선거’ 척결을 위해서는 선거한류를 만든 선관위라도 혼자만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 얼마 전 선관위는 현금제공·식사대접 입후보예정자를 고발하고, 금품을 제공받은 조합원에게는 과태료를 부과했다. 이는 아직까지도 고질적 적폐인 ‘돈 선거’가 만연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조합장선거는 선거의 소규모성, 끈끈한 조합원간 연고관계 등으로 ‘돈 선거’가 은밀하고 지능적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선관위가 위법행위 감시, 단속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분명 한계가 있다.

이제 국민과 언론도 나서야 할 때가 됐다. 조합장선거를 조합 구성원만의 선거로 치부해서는 안된다. 조합이나 지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조합장은 억대 연봉을 받고 수십억원에서 1조원이 넘는 조합을 운영하는 등 혜택과 권한을 누리고 있다.

만약, 조합장이 부정한 방법으로 선출되면 본인이 사용한 부정한 돈을 회수하기 위해 조합자금으로 불법을 저지를 수도 있고, 이는 고스란히 조합원 및 조합에 투자하거나 예금을 예탁한 국민들과 유관기관, 단체에 피해가 돌아갈 것이고,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다. 따라서 조합원뿐만 아니라 국민과 언론이 관심을 갖고 ‘돈 선거’ 척결을 위한 감시자가 돼야 한다.

조합장선거에서 조직적 ‘돈 선거’를 신고한 사람은 포상금으로 최고 1억 원까지 받을 수 있고, 신고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된다. 신고제보 전화번호는 국번 없이 1390번이다. 한편, 금품 등을 제공받은 조합원은 경중에 따라 예외 없이 받은 금품에 10배 이상 50배 이하(최대 3천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거나,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단, 자수하는 경우 과태료나 처벌이 감경 또는 면제된다. 국민과 언론, 조합원, 선관위가 뜻을 합해 이번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돈 선거’ 적폐를 뿌리 뽑는 원년으로 삼자.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문화 실현을 통해 건전한 사회발전의 책무를 다하자.

/서갑종 부천시원미구선관위 지도담당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