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학생수가 가장 많은 지역, 학부모들의 교육열은 어느 곳보다 높지만 툭하면 '개교 지연'이니 '더부살이 수업'이나 하는 달갑잖은 사고들이 빚어지는 곳. 바로 경기도의 교육현실이다.
특히 대단위 택지개발과 주택건설의 급증으로 지난해 63개교, 올해 82개교 등 해마다 수십개의 학교가 신설되고 있지만 이를 주관하고 관리 감독하는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기만 하다.
이런 현실에서 도내 1천400여개 공립학교의 시설 수요자인 학생과 교사 중 90% 이상이 자신들이 사용하고 있는 교육시설에 대해 대체로 만족스럽다는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면 어찌된 일일까? '교육여건=열악' 이라는 공식에 익숙해 있는 상황에서 의외가 아닐 수 없지만 경기도 교육시설을 책임지는 '최정예 부대'의 존재를 알게되면 쉽사리 의문점이 풀린다.
제7차교육과정 시설 확충과 OECD 국가 수준 학생수용계획에 의한 7·20 교육여건 개선사업은 교육계, 특히 경기도처럼 폭발적 교육수요를 안고 있는 지역에서는 현안 중의 현안이다. 사업 대상 학교만 122곳에 달하는 이 사업을 말 그대로 '온 몸으로' 시행하고 있는 곳이 바로 도교육청 시설과.
불과 38명의 인원으로 전천후 '막노동꾼'을 자처하는 이들은 하루 평균 90여건의 문서처리로 초과근무 시간만 540시간에 달한다. 밤 1시가 돼야 퇴근을 생각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나마 신설학교 발주라도 겹치면 도면 검토 등으로 새벽 3~4시를 넘기기 일쑤다.
이들이 도대체 무슨 일을 하길래, 그 뻔해 보이는 학교 건물을 얼마나 잘 짓길래 밤샘 작업을 밥 먹듯 하는 것일까?
우선 '건물은 많아도 건축은 드물다'는 건축계의 속설은 이들에게 통용되지 않는다. 건축의 3요소라는 '기능' '미' '구조'를 건축주의 입장에서, 수요자의 입장에서 실현해내고자 하는 노력은 특히 기능적인 면과 가정적 분위기를 동시에 충족시켜야하는 '학교'라는 특수공간을 만들어 내면서 자못 눈물겹기까지 하다.
◇우수시설학교
우수시설학교 시상은 지난 98년부터 교육인적자원부 주관으로 전국 교육시설에 대해 교육과정의 변화와 사회발전 추세에 부응하고 교육활동에 적합한 물리적 환경을 조성하는 우수 교육시설을 발굴, 학교시설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한 학교시설 전국대제전이라 할 수 있다. 신·증축된 학교 중 나름대로 최고의 멋과 기능을 자랑하는 전국의 45개 학교가 출품된 지난해 대회에서 도교육청은 설계부문에서 한국애니메이션고, 시공부분에서 안양 벌말초가 각각 동시에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건축물의 분리된 영역을 상호 연계시키며 공간에 깊이감을 줘 좁은 부지를 적절히 극복했다는 평을 받은 한국 애니메이션고는 현대적 외관은 물론 실제 교육현장을 꼼꼼히 염두에 둔 공간 활용으로 특성화 학교, 특수목적고 건물의 전형적 모델로 제시되고 있다.
벌말초 역시 '열린 교육'에 적합한 설계의도를 잘 구현한 시설물로, 수려한 외양과 완벽한 마감처리, 입체적 구조로 호평을 받고 있는 시설물이다. 특히 예산이 넉넉치 않은 여건 속에서 새로운 건설관리기법을 적용함으로써 경기도의 미래지향적 모습을 표현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예산절감 노력과 재난 방지
각급학교에서 신·증축되는 철근 콘크리트 공정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슬래브 거푸집. 학교의 설계 내역서를 작성할 때 현장제작 합판 거푸집으로 이를 적용하고 있으나 실제 현장에서는 현장제작이 아닌 일반용(알판)으로 시공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시설과는 이같은 공법을 전면 개선, 지난 99년부터 올해까지 모두 164건의 신축공사에 적용, 총 127억5천만원의 예산을 절감했다.
또 부지 형태와 학교규모 등 전반적 입지조건을 고려한 학교시설물 설계를 실시, 신설학교 설계시 비슷한 조건의 택지개발지구 학교를 중심으로 기존도면을 활용·적용하는 방법으로 그동안 모두 11개 학교의 설계용역비 15억원을 절감했다. 설계용역기간 단축으로 준공을 크게 앞당기는 효과를 함께 얻은 것은 물론이다.
전국 최초로 경기도 학교시설물 재난위험시설 심의위원회를 구성, 개축심의와 재난위험시설물 지정·해제 등 중요사항을 사전 심의하고 효율적 예산집행을 꾀하고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다.
◇환경개선
지역간 격차로 인해 낙후된 교육환경의 질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은 4천200개 교실의 난방시설 개선, 5천116개 교실의 조도 개선, 화장실 1천464동 개선, 책걸상 7만3천661개 확충 등 가시적 수치로 나타난다. 노후교사 개축과 교원편의시설 확충도 환경개선 사업의 일환으로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196억원을 투입해 완료한 각급 학교의 오수처리시설 개선사업은 수질오염 감소와 국민보건 향상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사업으로 평가받는다. 세미나와 우수 시공업체, 감리자 표창, 직무교육 등 견실시공과 부조리 방지를
[경기도교육청 시설과] '백년대계' 터전 일구는 미다스의 손
입력 2002-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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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0-07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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