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부터 뇌종양까지 원인 다양
뇌 신경 이상 동반땐 MRI 제안


누구나 한번 정도는 지끈거리는 두통을 겪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일이 매일 반복되면 큰 병의 전조인 것은 아닌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두통을 일으키는 원인으로는 감기에서부터 뇌종양까지 그 범위가 매우 넓다.

긴장두통, 우울증 두통, 편두통, 군발성 두통, 약물 두통, 외상 후 두통, 월경 두통, 성교 두통, 감기 두통, 어지럼증에 동반된 두통, 눈질환(녹내장), 코 질환(비염, 축농증), 경추질환, 척수질환, 혈압 이상 및 거대세포동맥염의 두통, 뇌혈관질환 발생 전후의 두통, 뇌내 종괴성 질환(뇌종양, 동맥류, 혈관기형 등), 뇌압의 불균형 등도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

이 외에도 각종 내분비, 감염 질환에서도 두통이 나타날 수 있다.

각각의 유형에 대해서 서양의학적인 치료방법은 대체로 잘 알려졌다. 한의학도 의료환경의 변화에 따라 천천히 진화하고 있으며 이를 중국에서는 중서의결합(中西醫結合)이라고 하며, 한국에서는 한양방(韓洋方) 또는 양한방결합(洋韓方結合)이라고 한다.

동의보감에서는 두통의 양상에 따라 정두통(正頭痛), 편두통(偏頭痛), 풍한두통(風寒頭痛), 습열두통(濕熱頭痛), 궐역두통(厥逆頭痛 ), 담궐두통(痰厥頭痛), 기궐두통(氣厥頭痛), 열궐두통(熱厥頭痛), 습궐두통(濕厥頭痛), 진두통(眞頭痛) 등으로 나눴으며 이런 내용 중에는 위에서 언급한 여러 질환이 포함된다.

그러나 이전에는 불치라고 진단되었던 질환(급성 뇌혈관질환) 및 잠복해 있던 위험성도 응급의료 및 예방적 진단기술의 발달에 따라 치료의 대상이 됐으며 한의학적인 치료방법도 수정 및 보충이 됐다.

또 한방이론의 재해석이 구체적으로 진행되면서 어려워 보이던 한방용어들을 편하게 해석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담궐두통(痰厥頭痛)이라는 임상에서 비교적 흔한 두통이 있는데 그 증상은 어지럽고 양쪽 관자놀이가 조이는 것 같고 힘이 없고 말하기도 싫으며 메슥거리고 구토증을 동반한다.

양의학에서 예전에 스트레스성 두통이라던 긴장형 두통에 해당한다. 연구에 의하면 긴장형 두통은 뇌의 신경 호르몬의 분비 이상 및 대사정체에 해당하며 이는 인체의 무형유형의 노폐물을 의미하는 담음(痰飮)과 다르지 않음을 의미한다.

이 때 흔히 사용되는 처방이 반하천마백출산(半夏天麻白朮散)으로 증상의 경중에 따라 처방에 있는 약물의 용량을 조절하게 된다. 그러나 서유기에서 삼장법사가 손오공을 혼낼 때 나타나는 극심한 두통, 즉 담궐두통(痰厥頭痛)의 급성기에는 기타 처방 및 절대 안정이 필수적이다.

이처럼 한방치료만으로도 대처할 수 있는 두통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다.

한의원에 두통을 호소하며 내원한 환자가 일반적 두통이 아닌 신경과적인 뇌 신경의 이상을 동반하고 있었다면 우선은 두부 MRI 및 MRA를 위해 환자를 상위 병원으로 보내고 이에 따라 만약 이상이 발견된다면 그 정도에 따라 약물치료나 수술을 할 수 있고, 수술 대신 추적관찰이 필요한 경우라면 예기되는 피해를 한의학적인 치료방법을 통해 최소화할 수도 있다.

수술 후에도 재발 등에 대해 한방치료를 하게 된다.

두통에 대해 간략하게 글로 쓰고 보니 두통의 치료가 매우 쉬운 것 같지만, 최근에 만난 40년 이상 뇌신을 복용한 80대 노부인 처럼 엄청난 두통 환자를 만나면 솔직히 어깨가 펴지지가 않는다. 치료하기가 쉬우면서도 대단히 어렵고 때로는 큰 질환의 단서가 될 수도 있는 두통은 여전히 1차 진료의 최고 난제이다.

/양주노 경희예당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