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틀 대기오염도 ‘매우 나쁨’
일반인도 악영향 받을 수 있어
병원 환자 줄잇고 마스크 불티
오늘까지 이어지다 잦아들 듯


수도권 하늘이 이틀 내내 때아닌 겨울 황사로 얼룩졌다. 겨울 황사로는 2009년 12월 이후 5년 만이다. 황사 여파에 경기·인천지역 미세먼지 농도 역시 최악으로 치달으며, 중국발(發) 미세먼지 ‘사태’를 빚었던 지난 2013년 말보다 무려 10배 가량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갑작스러운 황사에 편의점들은 마스크를 찾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는가 하면, 병원에는 호흡기 질환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줄을 잇는 등 피해도 속출했다.

23일 한국환경공단 등에 따르면 이날 인천지역의 통합대기지수(CAI·미세먼지 등 5개 오염물질의 농도 등을 종합해 산출한 대기오염도)는 오후 5시 기준 437을 기록해, 전국 17개 시·도중 서울(446) 다음으로 높았다.

경기지역은 429로 뒤를 이었다. 모두 ‘매우 나쁨’ 수준(250~ )으로, 환자나 노약자는 물론 일반인에게도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정도다.

이틀 전인 지난 21일에만 해도 60~70 사이였던 수도권 대기 상태가 이처럼 급격하게 나빠진 것은 5년 만에 불어닥친 겨울 황사 때문이다.

이날 경기지역(수원 기준)의 황사 먼지 농도는 735㎍/㎥, 인천지역(강화 기준)은 1천37㎍/㎥를 기록했다. 짙은 흙먼지 바람에 기상청은 하루 전인 지난 22일 경기·인천지역에 황사경보를 내렸다가 먼지가 이날 오후 들어 다소 잦아지자 주의보로 대체했다.

황사 바람에 미세먼지 농도도 치솟았다. 이날 오전 3시 파주 금촌동의 미세먼지 농도는 1천238㎍/㎥까지 올랐다. 경기지역 평균치는 612㎍/㎥로, 중국발 미세먼지가 화두였던 지난 2013년 11월께 평균치(56㎍/㎥)의 10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인천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아 오전 1시 서구 마전동의 미세먼지 농도가 938㎍/㎥를 기록했다. 평균치는 599㎍/㎥였다.

설 연휴가 끝나자마자 불어닥친 이번 황사는 24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시작은 일렀지만 다음달 초순이 지나면 오히려 황사가 줄어들 것이라는 게 기상청의 전망이다.

기상청은 “올해 황사는 전과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이 지나면 바람이 대체로 남쪽으로 불어 흙먼지가 우리나라까지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기정·박경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