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겨울철 황사 현상에 기침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황사 마스크 등 관련 상품은 날개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삼겹살, 모과차 등 황사에 좋다고 알려진(?) 식품을 사들이는 등 웃지 못할 풍경도 연출하고 있다.

■호흡기 환자 증가…병원, 편의점 등 북새통

= 23일, 일선 병원에는 기침 환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동수원병원은 이번 달 호흡기내과 환자가 지난해 동기간 보다 15% 증가했다. 분당서울대병원도 지난달과 비교해 13% 가량 호흡기내과 내방환자가 늘었고, 동네 병원의 경우 더 많은 환자가 발걸음을 했다.

한 병원 관계자는 “통상적인 환자 증감률은 5% 내외인데 환자가 크게 늘었다”며 “황사의 영향으로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자 황사 관련 상품은 불티나게 판매되고 있다.

편의점 CU에서는 지난주 대비 마스크 판매가 131.7%, 물티슈 19.8%, 손 세정제 17.4%, 구강청결제 10.9%, 렌즈용품 10% 등 관련 상품 판매가 폭증했다. CU관계자는 “갑작스레 찾아온 황사에 소비자들의 관련 상품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긴급 발주 물량을 대거 늘려 판매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 황사에 좋은 삼겹살? ‘근거 없다’

= 긴 설 연휴 끝자락에 찾아온 황사 탓에 대형 유통업체에서는 황사 관련 물품 판매대조차 꾸리지 못했지만, 황사에 좋다고 소문난 삼겹살 판매량이 높아지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났다.

실제로 롯데마트 삼겹살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4.5%, 홈플러스는 32.2%가 증가했으며, 커피전문점에서는 커피 대신 모과차를 찾는 손님이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래 황사는 봄철에 오기 때문에 판매대를 꾸리지 못했는데 황사에 좋다는 삼결살 판매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소문이 근거 없는 낭설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아주대학교 병원 호흡기내과 신승수 교수는 “삼겹살이나 모과차 등 식음료로는 황사로 인해 체내에 쌓인 먼지를 배출할 수 없다”며 “일반 마스크는 투과성이 좋아 황사를 그대로 들이마시며 돌아다니는 꼴로, 미세먼지 등을 걸러낼 수 있는 황사마스크 착용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강영훈·권준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