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자체 유치 적극인데
인천은 협력커녕 싸움만
市 기구도 통합 역할 못해
정부지원책 ‘남 좋은일’ 우려
카지노복합리조트 투자의향자를 두고 인천시 투자유치기관 사이의 갈등이 계속되는 것은 기관 간 실적경쟁, 신뢰부족, 업무중복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투자유치 기능을 일원화하겠다며 설립된 인천시 투자유치기획위원회, 투자유치단이 제 기능을 못 하면서 이 같은 갈등을 키우고 있다.
부산시, 전라북도, 경상남도 등 전국 각 지자체가 카지노복합리조트 유치 경쟁에 뛰어든 상황에서 인천시 내부 기관 사이 충돌이 반복되면서 영종도 카지노복합리조트 대형화·집적화를 위한 투자유치 ‘골든타임’을 흘려보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 업무중복·실적경쟁
인천시 투자유치기관으로는 투자유치담당관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인천도시공사와 미단시티개발(주) 등 투자 유치 기능이 있는 SPC(특수목적법인)가 있다.
이들 기관의 투자 유치는 각자의 범위가 명확하게 정해져 있지 않은 만큼 서로 중복될 수밖에 없다. 같은 투자유치 대상을 놓고 여러 기관이 경쟁하는 형태로 투자유치가 이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를 조정하겠다는 취지로 투자유치기획위원회 등이 설치됐지만 각 기관이 추진하고 있는 업무를 파악하는 것조차 어렵다 보니 업무 범위를 조정하는 데도 어려움이 따른다. 유병윤 투자유치단장은 “경제자유구역에서 추진되고 있는 투자유치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고 있다. 경제청에 맡겨 놓고 있다”고 했다.
투자유치 업무는 중복돼 있지만 각 기관이 각자의 실적을 내야 하다 보니 서로 협력이 어려운 구조다. 인천시 각 기관의 투자유치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사람은 대부분이 민간출신이다.
각자 자리를 지켜야 하다 보니 임명권자인 시장에게 보여줄 수 있는 실적을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기관 간 협력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인천경제청의 한 직원은 “자신이 가져갈 실적을 다른 기관이 뺏어간다고 생각하다 보니 서로 불만을 갖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투자유치 골든타임인데…”
이를 지켜보는 이들은 ‘답답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부에서 인천을 염두에 두고 카지노복합리조트와 관련한 각종 지원책을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정작 인천의 투자유치기관들이 잡음을 빚으면서 다른 지자체에 좋은 일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정부는 연내에 2개 카지노복합리조트 사업자를 선정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는데, 가장 유력한 대상지가 인천 영종도다. 정부는 이때 국내 투자자도 복합리조트 최대주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한국관광공사 자회사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는 투자대상지역으로 영종도를 못 박은 ‘영종도 복합리조트 사업계획서 수립 및 타당성 분석 용역’을 지난달 발주한 상황이다.
영종도를 염두에 두고 정부 정책이 추진되자 전국 각 지자체는 ‘지역균형발전’ 등 논리를 내세우며 복합리조트 유치에 나선 상황. 부산시, 전라북도, 경상남도 등이 복합리조트 투자유치를 하겠다며 외국 투자자들과 투자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인천경제청의 한 직원은 “최근 분위기가 인천에 우호적인 상황인데 인천 투자유치기관은 서로 협력하기는커녕 싸우고 있으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홍현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