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혼여행객들에게 최고의 허니문 지역으로 꼽히는 인도네시아의 휴양지 발리에서 일어난 차량 폭탄 테러이후 국내 항공사와 여행사 등에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본격적인 결혼 시즌을 맞아 신혼여행지로 발리를 선택했던 신혼부부들의 부모들이 발리행을 적극 만류하고 있어 허니문 시즌 특수를 기대했던 여행사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일주일에 2차례 발리행 직항노선을 운행하고 있는 대한항공에는 이날 오전에만 16일발 발리행 항공편 예약자 300여명중 56명이 예약을 취소했으며 주말에 출발하는 항공편의 예약취소를 원하는 문의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수원시 팔달구 영통동 H여행사의 김성은(34·여)씨는 “폭탄테러 이후 문의전화가 폭증하고 있으며 이중 상당수는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여행을 미루려는 전화지만 아예 취소하겠다는 고객들도 전체의 20%를 넘는다”고 말했다.
오는 19일 결혼식을 마친 뒤 발리 여행을 계획했던 최성국(29·회사원)씨는 “우리는 괜찮을 것 같은데 양가 부모님들의 걱정이 워낙 커 행선지를 사이판으로 변경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역시 27일 식을 올린 뒤 발리와 방콕 등 동남아 여행을 계획했던 박지은(30·디자이너)씨도 “늦은 결혼이어서 뭔가 특별한 추억을 남기고 싶었는데 테러소식이 알려진 뒤 부모님들이 동남아는 무조건 안된다고 말리고 있어 고민”이라며 “차라리 제주도로 여행지를 바꿀까 생각중”이라고 말했다.
여행사들은 “지금까지는 발리가 동남아에서 가장 안전하고 쾌적한 여행지중 하나였다”며 폭탄테러가 발생하긴 했지만 발리의 치안상태는 다른 지역에 비해 양호한 편이라며 10월 신혼여행은 타격을 받겠지만 다음달쯤에는 여행객들의 불안감이 가라앉아 예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사태가 장기화 하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스타여행사의 김경선(26·여) 대리는 “현지에 사정을 확인했는데 큰 문제는 없다고 해 고객들을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발리섬 여행 '찬서리'
입력 2002-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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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0-14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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