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으로 교복가격 안정화를 위한 학교주관 교복 구매제가 시행됐지만 첫 학기부터 신입생들이 사복을 입은 채 등교하는 등 파행을 빚었다.

2일 오전 안양시 동안구 신기 중학교 정문. 교복을 입은 재학생들 사이로 사복 차림의 신입생들 모습이 보였다.

신입생들은 입학식에 맞춰 새 옷을 구입한 듯 했다. 청바지에 검은색 후드 티를 입은 신입생 송모(14)군은 입학식에 입기 위해 며칠전 엄마를 졸라 새 옷을 장만했다. 송 군은 “친구들과 첫 만남에서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어 옷을 샀지만 앞으로 어떤 옷을 입어야 할 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인근 안양 서중학교 입학식에서도 교복을 입은 2~3학년 학생들과 사복 차림의 학생들이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이 학교는 5차례나 학교주관 교복 구매를 위한 입찰 공고를 냈지만 학생 수가 적어 교복제작 업체 등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바람에 교복을 제작하지 못했다. 지난 2월 기준 도내 30여 개 중·고교가 교복 업체를 선정하지 못해 신입생들이 사복으로 등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일부 학교는 업체 선정이 늦어지면서 신학기에 맞춰 교복을 납품하지 못하는 등 혼선이 벌어지기도 했다.

용인시 기흥구 신갈 중학교의 경우 2차례 계약이 유찰된 뒤 업체를 선정했지만 이 업체는 교복 치마에 들어갈 원단을 확보하지 못해 남학생 교복과 여학생 블라우스 등만 기한 내에 제작했다. 이 때문에 남학생들은 교복을 입고, 여학생들은 교복 상의만 입은 채 하의는 자유 복장으로 당분간 등교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같은 사복 등교에 일선 교사들은 명찰사용 여부, 복장 지도 등이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한 학생생활인권부장은 “보통 교복과 명찰을 같이 만들기 때문에 신입생들은 아직 명찰이 없다”며 “과도하게 비싸거나 활동하기 불편한 복장은 자제하도록 지도할 계획이지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 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장 재량으로 교복 착용시기를 정하고 미착용 학생들에겐 불이익이 없도록 권고했다”며 “입학 직후 교복을 입지 않고 하복부터 착용해 구매시기를 늦추는 방안도 권장했다”고 말했다.

/조윤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