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구제역 파동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나홀로 행사’를 벌여 비난(경인일보 3월 4일자 21면 보도)을 받고 있는 오산시가 정월대보름 행사에 공무원들을 반강제적으로 동원 한 것이 확인돼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가장 많이 동원한 부서를 선정해 부서별 시상금을 주는가 하면, 행사에 참여한 공무원들에게 주말 초과근무 수당까지 챙겨 주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4일 오산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시 행정내부전산망을 통해 많은 인원을 동원한 부서별로 1등은 30만원, 2등은 20만원, 3등은 10만원의 시상금을 주겠다며 해당 내용을 공지했다. 시청사 1층에 있는 지문인식기를 활용해 부서별 참여자 수를 확인하고 초과 근무시간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

주말 지문인식기를 통한 초과근무는 실제 근무시간과 상관없이 하루 4시간까지만 인정이 되며 이를 근거로 시간외수당을 신청하게 되면 직급별로 시간당 최소 4천원에서 많게는 9천원까지 수령할 수 있다.

현재 정확한 집계는 파악되지 않은 상태지만 오산시 공무원 580여 명 가운데 최소 500명 이상이 반강제로 행사에 참여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열린 정월대보름행사에서 시 공무원들은 부서별로 교통안내와 부스별 관리, 그리고 교통안내 등의 역할을 담당했다. 하지만 상당수 공무원들은 술을 마셔 결국 주말 근무 시간에 술판을 벌인 꼴이 됐다는 지적이다.

한 하위직 공무원은 “주말 축제나 행사 때마다 억지로 끌려 나오는 것이 너무 싫은데, 강제성이 있어도 어디 하소연 할 곳이 없다”면서 “하위직들은 열심히 뒤치다꺼리나 하고 있는데 상위직 공무원들만 신이 나게 즐기는 것은 부당하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시 의도가 어찌됐든 지문인식기를 통해 초과근무를 신청하게 되면 엄연히 정상근무가 된 것이고 그만큼 시간외 수당을 받아가게 된다. 더욱이 시상금 등의 상품을 내걸고 공무원을 동원하는 것은 너무하다”고 하소연했다.

시 담당 부서장은 “모든 것이 강제적인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 아니고, 행사참여 독려 차원에서 실시한 것으로 이렇게 오해가 생길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시간외 수당은 본인이 직접 신청해야 지급되는 것이고, 문제점이 돌출된 만큼 다음부터는 이런 방식으로 하지 않겠다”고 해명했다.

오산/조영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