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교감의 수업참여를 요구했던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이 직접 교단에 섰다. 이 교육감은 지난 1월 교장·교감의 수업참여 방침에 반발이 잇따르자 솔선수범 차원에서 매주 1차례씩 교단에 서겠다고 밝혔다. 이 교육감은 4일 오후 1시30분 수원시 권선구 서호중학교 2학년 4반 수업을 했다.
평소와 같은 청바지 차림으로 교단에 선 이 교육감은 14페이지 분량의 시청각 자료를 직접 만들 와 수업을 진행했다. 수업은 ‘중2병이란 무엇인가’ 등 세 가지 주제에 대해 학생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 받는 방식으로 45분간 진행, 학생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이 교육감이 교장·교감들에게 수업 참여의 목적으로 꼽은 ‘학생들과의 스킨십’에 대한 올바른 예를 보여주는 듯 했다. 수업을 마친 이 교육감은 “교장·교감 선생님들도 학교 경영을 학생중심으로 한다는 의미에서 수업에 나서주길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 교육감은 이날 서호중 수업을 시작으로 매주 1차례씩 도내 31개 시군을 돌며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교장·교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도내 5천 여명의 교장·교감 중 현재 160여 명만 수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고, 나머지는 대부분 수업참여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상당수 교장·교감들은 이날 이 교육감의 수업진행을 놓고 ‘압박용’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이고 있다.
수원의 한 학교 교장은 “도 교육청에서 실태조사를 하지 않겠다고 한 이상 수업을 진행할 교장들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교장들끼리 서로 눈치보기는 하고 있지만, 시간상 수업진행은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강하다”고 말했다.
/김대현·김범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