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브랜드로 차별화 필요
정부 지원방향도 특정품목
유명세에서 한단계 더 나가
디자인이나 로고개발 돕는
전문가 양성에 주안점 둬야
산업정책연구원은 매년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 브랜드 가치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14년 8월에 발표한 기업브랜드 가치평가 결과 삼성전자가 약 128조원으로 국내 최고의 브랜드 가치를 지닌 기업으로 선정됐다. 현대자동차와 LG전자는 각각 30조원과 22조원으로 평가돼 지난해와 순위변동 없이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한편 세계적 브랜드 컨설팅그룹인 인터브랜드도 매년 전 세계 주요 브랜드의 가치를 평가, 상위 100개 기업을 선정해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를 발표하는데 ‘2014년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로 IT브랜드의 가치가 전체의 30.8%를 점유해 절대 강세를 보인 가운데 글로벌 IT 기업 애플과 구글이 지난해에 이어 나란히 1위와 2위에 올랐다.
애플의 브랜드가치는 2013년 983억달러(105조원)에서 21% 증가한 1천188억달러(127조원)로 평가됐다. 구글은 작년보다 15% 늘어난 1천70억달러(115조원)로 조사됐다. 3위부터 5위까지도 작년과 순위변동 없이 각각 코카콜라, IBM, 마이크로소프트가 차지한 가운데 한국 브랜드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세계 100대 브랜드 순위 7위와 40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브랜드가치는 기업경쟁력의 중요한 요소다. 소비자들이 상품을 선택할 때 브랜드 이미지가 매우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에 기업마다 기업의 이미지와 상품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브랜드 이미지와 관련해 도미노 노오리의 행동경제학 등에 소개되고 있는 휴리스틱이론이 있다. 휴리스틱(Heuristic)이론이란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할 때 합리적 선택이 아니라 주먹구구식으로 판단해 선택하는 방법을 의미하는데 사람들이 어떤 사건의 발생 가능성을 판단할 때 객관적 정보에 근거하기 보다는 그 사건과 관련된 예를 기억으로부터 얼마나 쉽게 떠올릴 수 있는가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행동경제학은 주류경제학의 전통적 가정인 인간은 합리적으로 행동한다는 가정을 비판하며 인간의 행동이 비합리적일 때가 많으며 심리적 요인에 의해서 지배될 때가 많다는 것을 주장하는 경제학파다. 예를 들면 소비자들은 일반적으로 어떤 상품의 정확한 정보보다는 피로회복으로, 머리 아플때 먹는 약 하면 먼저 특정 브랜드 이미지를 떠올리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중소기업들은 좀처럼 브랜드 이미지를 띄우기 쉽지 않다. 자본도 부족하고 브랜드를 개발할 노하우도 미흡한 실정이다. 자영업이나 전통시장 등의 경우도 브랜드의 로고나 심벌·간판·스토리가 있는 전단지 등의 고유 브랜드 정착이 미비한 실정이다.
중소제조업·자영업자들도 이제는 브랜드개발과 브랜드가치를 높이기 위한 브랜드 전략이 필요하다. 소비자들이 무엇을 바라는가? 우수한 품질뿐만 아니라 세련된 브랜드 디자인과 로고, 고객들에 대한 친절서비스와 또 오고 싶게 만드는 브랜드 이미지에 소비자들은 매료된다. 저가 전략만으로는 자영업이나 전통시장 경영은 한계가 있다. 중소자영업 자체의 브랜드 차별화가 필요하다. 정부의 지원 방향도 기존의 단순한 떡볶이·순대전문 거리, 커튼 거리 등의 유명세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브랜드 디자인이나 로고 개발을 지원할 수 있는 전문가를 양성하는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 상인들 스스로도 상인 공동체, 또는 협동조합 형태로 공동 브랜드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전통시장의 경우에도 시장 브랜드개발, 전용 장바구니 로고개발 등에 대한 자구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온라인이나 모바일을 이용해 중소기업 제품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는 방안도 강구돼야 한다. TV 홈쇼핑에서도 유망 중소기업의 상품진입이 보다 손쉽게 될 수 있도록 중소기업 전용 채널의 추가 확보도 필요하다. 유망 중소기업들의 우수 제품 브랜드들이 TV를 통해 소비자에게 널리 소개되고 인지도가 높아져서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중소기업 상품 브랜드가 효자 노릇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순홍 인천대 무역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