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호 주변이 수원비행장의 이전 적지로 거론되면서 해당 지역의 성난 민심이 수면 위로 분출하고 있다.

11일 화성호 주변 주민들과 화성시 등에 따르면 지난 2005년 미국 공군의 폭격 소음에서 해방된 지 10년만에 화성시 우정읍 매향리·운평리·한각리·주곡리 일대 화성호 6공구와 8공구가 수원비행장의 최적지로 집중 거론되고 있다.

이에따라 해당 지역 주민과 시민사회단체들은 화성호 주변 곳곳에 ‘화성호를 두번 죽이는 비행장 이전 반대’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우정읍 주민들은 “매화향기 그윽하게 퍼지는 평화로운 매향리 마을에 6·25 전쟁 이후 냉전의 아픔을 간직한 화약연기 가득한 전투기 사격 훈련장이 들어서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50년간의 소음피해와 생태환경 피해를 복원하기 위해 평화생태공원을 추진한다고 해놓고 뒤로는 비행장 이전계획을 추진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운평리 이장을 역임한 김모씨는 “담수화를 준비 중인 화성호의 6공구 또는 8공구로 수원비행장 이전설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민심이 동요하고 있다”면서 “쿠니 사격장 인근으로 비행장 이전을 검토한다는 것은 주민들을 두번 죽이는 처사로 주민들은 죽음으로 이전을 막아 내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매향리에서 만난 주민 전모씨는 “국가안보를 위해 50년간 생명의 위협과 난청 등 고통의 나날을 감내해 오다 시대 환경변화에 따라 쿠니사격장을 폐쇄한지 얼마나 됐다고 또 다시 거대한 비행장이 이곳으로 들어선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그야말로 쓰레기차 피했더니 똥차에 들이 받혔다는 심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와관련 정부 당국자는 “현재로선 수원비행장 이전계획이란 원칙만 있다”며 “이전부지 선정이나 보상대책, 주민지원사업 등 구체적인 것은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매향리(쿠니사격장)는 지난 1954년부터 미 공군이 사격 훈련을 하면서 인근 운평리 일대까지 생명의 위협과 소음에 의한 난청 현상 등으로 50년간 주민 4천여명이 극심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화성/김학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