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광은 부분개장으로 해석
‘50억 vs 90억’ 양보 없어
인천신항 부분개장(경인일보 3월 9·10일자 7면 보도) 문제가 인천 항만업계의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인천항만공사(IPA)와 (주)선광의 입장 차이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IPA는 신항 B터미널의 전체를 개장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고, 선광은 410m만 우선 개장하고 남은 부분은 2018년에 열겠다는 입장이다. IPA와 선광 간 대립각의 원인이 된 쟁점들을 들여다 보았다.
■ IPA가 선광에 제시한 공문의 해석 차이
IPA는 2013년 6월 선광에 부분준공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이 공문에는 부분준공된 구간을 제외한 남은 구간은 ‘물동량 추이에 따른 부두운영사의 경영여건 등을 고려하여 별도 결정하고자 합니다’라고 명시했다.
이 문장을 두고 IPA와 선광은 각기 다른 해석을 하고 있다.
IPA 관계자는 “이 문장은 ‘정부가 예측한’ 물동량에 변화가 있을 경우, 이를 고려해 상부공사 착공과 운영시기를 조정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고 설명하고 있다. 현재로선 정부가 예측한 컨테이너 물동량 대비 하역능력의 변화가 없는 만큼, 전체개장을 해야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선광은 “이 문장을 근거로 410m에 대한 상부 공사를 진행했고, 이에 대한 공정보고서와 감리보고서 등을 IPA에 제출했다”고 주장한다. 이어 “IPA가 단계별 개장에 대한 공문을 주지 않았다면 선광은 사업 참여를 포기했을 것이다”고 말하고 있다.
■ 부두임대료 50억원 VS 90억원
IPA와 선광이 대립하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부두임대료다. 이와 맞물려 IPA가 선광에 제시한 공문은 임대료 산정의 근거가 되는 셈이다.
B터미널의 전체 부두임대료는 연간 90억원이다.
선광은 IPA가 제시한 공문을 근거로 PF금융 대출 약정을 맺었고, 이 약정 내용 가운데 부두의 사업범위는 410m 라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선광은 사용하고 있는 면적에 대해서만 임대료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선광 관계자는 “PF금융대출 때 B터미널의 사업범위를 410m로 약정했다”며 “이에 따라 부두임대료도 사용한 만큼인 50억원을 지불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IPA는 “임대료를 사용한 부지만큼만 낼 경우 IPA의 중장기 사업과 재무계획 등에 손실이 우려된다”며 “선광이 정해진 공사기간인 오는 7월8일까지 상부공사를 준공하지 못할 경우 사업이행지체에 따른 지체상금을 부과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선광이 남은 구간에 대해서 준공하겠다고 밝힐 경우 6개월까지는 이 부지에 대한 임대료를 연장해 줄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공문의 해석 차이에 따라 부두임대료에 엄청난 차이가 벌어지는 셈이어서 IPA와 선광 모두 한 발짝도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신상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