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후 부모가 이송 ‘물의’
스펀지벽·안전요원 없어
공사 “개인부주의 책임없다”
고양시 산하 고양도시관리공사가 운영하는 빙상장에서 스케이트를 타던 한 초등학생이 넘어져 다리가 부러졌으나 응급처치 등 사고대처 매뉴얼도 없이 차가운 빙판서 30여 분이나 방치돼 물의를 빚고 있다.
15일 고양도시관리공사와 사고 학부모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오후 6시50분께 어울림 빙상장에서 스케이트 개인 강습을 받던 김모(11) 군이 곡선을 돌다 넘어져 외벽과 충돌, 다리가 부러졌다.
외벽 충격으로 김군이 쓰러지자 지도교사는 다리만 붙잡고 응급조치는 물론 119 지원 요청도 없이 빙판에서 방치하다 다른 학부모의 연락을 받고 달려온 부모가 사고 30분만인 오후 7시20분께 병원으로 이송했다.
아무런 응급조치 없이 병원으로 옮겨진 김 군은 부러진 다리가 퉁퉁 부어올라 수술도 못 받고 3일 만에 접합 수술을 받는 등 학교도 못 가는 전치 2개월의 상해 진단을 받았다.
사고 당시 빙상장 외벽은 완충작용을 하는 스펀지 방어벽은 고사하고 간호사와 안전요원도 배치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100만 안전도시 고양시 구호를 무색케 했다.
하지만 공사는 ‘단체 스케이트 강습 시 사고는 보험처리가 가능하나 개인 레슨 중 발생한 부주의 사고는 아무런 책임이 없다’며 사고 발생 보름이 넘도록 보험처리 불가는 물론 김 군과 부모에게 사과도 없이 사고 책임을 미루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외벽에 설치하는 스펀지 방어벽은 피겨 스케이트 등 선수들 연습 때만 설치한다’고 밝혀 일반 강습생과 차별을 두는 등 안전사고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군의 아버지는 “관공서 운영 스케이트장에서 안전시설 미비로 사고가 났는데 사과는커녕, 개인 부주의라며 모든 책임을 미루는 게 말이 되느냐”며 고양시와 공사를 싸잡아 비난했다.
이에 대해 공사의 한 간부는 “이유야 어쨌든 공사내 시설물에서 사고가 난만큼 김 군과 부모에게 깊은 사과와 함께 보험처리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해명했다.
고양/김재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