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히려 신체적 자정기능 막아
매년 이맘때면 감기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늘어난다. 증상은 대부분 비슷한데, 열이 나거나 몸이 으슬으슬하고 기침과 가래가 끓고, 머리가 아프고 심한 경우 막노동을 한 것처럼 몸살까지 한다. 어린이 및 평소 소화기능이 약한 분들은 식욕부진과 소화불량에 구토와 설사까지 동반되기도 한다.
참 귀찮고 불편한 게 이 감기 바이러스인데, 이런 감기로 2~3일 고생하다 뚝 떨어지는 사람이 있지만 한 달 이상을 골골대며 고생하시는 분들도 너무나 많다. 왜 이럴까? 일단 한방에서 감기를 바라보는 기본 시각을 살펴보자.
감기는 외부의 사기(邪氣; 나쁜 기운)가 인체의 정기(正氣; 바른 기운, 면역력)를 침범하여 유발된다고 본다.
보통 영화에서 선과 악이 싸우는 것처럼 우리 몸에서 정기와 사기가 세력다툼을 벌이는 것이다. 정기가 강하면 사기가 아예 접근하지 못하거나, 우리 몸에 들어와도 곧 퇴치되어 물러난다. 감기에 안 걸리거나 걸려도 금방 낫는 경우가 바로 이런 경우다.
반면, 정기가 약하면 사기가 우리 몸이 자기 세상인양 활보를 하게 되는데, 인체의 정기는 약할지언정 절대 방관하지 않고 계속 사기를 몰아내고 제압하려고 애를 쓰게 된다.
이때 일어나는 반응이 고열, 두통, 몸살, 기침, 가래 등 각종 감기 증상이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아 감기에 걸렸구나’ 라는 생각보다 ‘아-내 몸이 감기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는 게 맞다.
그렇다면 몸 안의 전투가 보다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올바르고 정확한 감기치료가 아닐까?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내 몸에서 효율적인 전투가 잘 이루어질 수 있게 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체력이 전투에 잘 분배될 수 있도록 다른 곳에서 소모되는 것을 최대한 줄이는 것.
쉽게 말해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인체가 스스로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서 열을 내 몸에 수분이 부족해질 수 있으니 충분한 수분 섭취가 필요하다.
또 힘을 기르는 첩경은 충분한 영양섭취이다. 사실 이 3가지를 지키면 대부분의 감기는 자연치유 된다. 몸이 힘들다고 바로 양방병원이나 약국에 가게 되는데 이때 처방되는 약들은 대부분 해열제나 진경제, 항생제, 항히스타민제이다. 여기에서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한다.
내 몸은 감기 바이러스를 제압하기 위해 면역력을 높이려고 열을 내는 데 해열제가 그 열을 꺼 버린다.
몸에 기운이 잘 돌게 하려고 몸살이 나는 건데 진경제로 그 몸살을 막아버린다. 감기 바이러스와 전투를 하느라 다른 부분을 잘 못 돌보니 알러지 증상과 콧물, 재채기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걸 잡겠다고 항생제와 항히스타민제를 투여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진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다.
반면 한방의 감기치료는 내 몸에서 감기와의 전투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게끔 도와주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한약 복용과 침구치료를 같이 응용하며 인체 혈류 기능을 개선하며 체내 독소를 해독하고, 몸에 열이 날 때 인체 생리기능에 타격이 가지 않도록 땀을 내게 도와주고, 두통이나 몸살, 소화불량 등의 부수적인 증상까지 해결해준다.
/이승현 수원 경희부부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