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는 벼농사를 비롯한 모든 농작물이 풍작이었다. 국가적으로는 식량자급률 향상에 크게 기여하였지만 일부 농업인은 생산과잉으로 인한 수급불안정 탓에 땀흘려 농사짓고도 제값을 받지 못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작목이 김장채소·배추·마늘·양파·감자 등이었다.

농산물은 공산품에 비해 기상재해나 자연현상의 영향을 많이 받고 계획생산이 어려워 수급조절이 쉬운 것은 아니다. 여기에 FTA로 인한 경영비 증가, 노령화 문제, 쌀소비 감소 등도 걱정이다.

이를 극복하려면 앞으로 농업관련 기관들이 보다 더 정확한 농작물재배 관측 자료를 제공하고 농업인들도 재배작물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농업은 소농위주의 가족농 중심이어서 유럽이나 미국 등의 기업농처럼 규모화하기는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규모화가 되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은 버려야 한다. 농산물 소비의 선택기준이 점차 양에서 품질로, 품질에서 건강과 감성으로 변하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중요한 것이 내 농사를 정확히 진단하고 개선할 수 있는 ‘경영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올해 작지만 강한 농업인 ‘강소농(强小農)’을 육성하기 위해 8천800여 핵심 선도농가를 지원한다. 이들 농가에는 맞춤형 현장컨설팅과 농업인 역량강화 사업을 추진한다. 즉 농장별로 경영분석을 통해 생산비용 절감, 농산물 품질을 높여 제값받기, 구매 고객확보 등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준다.

지난해 강소농 전문가 컨설팅을 통해 소득을 창출한 우수사례를 소개한다. 이천시 대월면에서 쌀 농사 9ha를 짓는 한 농가는 매년 똑같은 농법으로 농사를 지었는데 소득이 늘지 않아 어려움이 많았다. 이 농가는 4차례에 걸친 컨설팅으로 벼 재배기술을 개선하고 흑미 등 기능성 쌀의 자체브랜드화, 소포장 개선을 통한 직거래 확대, 경영개선 실천노트 작성 등 체계적인 경영관리로 쌀 생산량을 2013년 39t에서 2014년에는 42t으로 8.5% 증수했다. 농가소득도 2013년보다 14% 증가한 6천500만원을 올렸다.

이 농가의 사례는 경영개선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고 있다. 이제는 농업인들도 재배작목 선택 등 영농설계를 잘해 수지맞는 농사가 되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풍년 농사를 짓고도 어려움에 처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농업은 생명산업이고 포기할 수 없는 국가 기간산업이다. 미국·프랑스를 비롯한 선진국에서도 미래의 부가가치 산업으로 농업을 중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농업이 아무리 어려워도 지금 농촌에는 자신의 소중한 꿈을 키우며 농업에서 희망을 찾는 분들이 많다. 미래농업의 경쟁력은 경영개선부터 시작된다.

이제 본격적인 농사철이 다가온다. 풍년농사로 농업인과 소비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농업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인식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임영춘 경기도농업기술원 농촌자원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