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00만명의 관객을 모은 한국 영화 ‘타짜-신의 손’에서 주인공 대길(배우 최승현)이 사채업자 장동식(배우 곽도원)의 돈을 빼앗아 우 사장(배우 이하늬)에게 돈다발을 건네준 장소는 다름 아닌 송도 신도시의 미개발 공터였다.
또 알거지가 된 사채업자 장동식이 밀항을 시도하다가, 부하로부터 배신당해 붙잡히는 장소는 인천의 남항부두였다.
영화뿐 아니라 뮤직비디오에도 인천은 유명세를 탔다.
유튜브에서 1억8천600만 번의 조회 수를 기록한 ‘행오버’ 뮤직비디오에서 싸이가 짜장면을 먹던 당구장은 구도심 제물포역 인근의 한 당구장이었다.
싸이가 미국 힙합 가수 수눕독과 함께 중구 송월동의 후미진 길가를 누비는가 하면 월미도의 명물로 알려진 ‘디스코 팡팡’이라는 놀이기구를 타기도 했다.
인천 송도는 CF 속 단골 촬영지로도 등장한다. 자동차가 등장하는 어지간한 국내 CF 장면에는 송도 신도시의 공연장 ‘트라이볼’과 커넬워크 등이 배경으로 펼쳐졌다.
인천영상위원회(이하 영상위)에 따르면 지난해 영상위의 지원을 받아 인천에서 촬영한 장·단편 영화와 CF, TV 드라마 등 영상물은 모두 75편. 그 가운데 장편 영화가 36편(48%), 단편 영화가 27편(36%), 드라마 4편(5%), CF 3편(4%) 등으로 집계됐다.
영상위가 각종 영상물 제작에 필요한 촬영장소를 추천하고 관계 기관의 인허가를 돕는 등의 ‘로케이션 지원 활동’을 펼친 작품만 따진 숫자인데, 영상위의 도움을 받지 않고 제작자가 자체적으로 촬영한 작품까지 포함한다면 그 작품 수는 더 많다.
심지어 인천대교에서 3개 차로를 막고 광고 촬영을 하던 광고기획사 관계자 등이 지난 18일 경찰에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각종 영상물에서 인천이 어떤 이미지로 그려지느냐에 상관없이 촬영이 이뤄지고 영상에 노출되는 그 자체만으로도 지역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인천영상위원회 권혁성 로케이션 매니저는 “일반적인 상업영화 1편의 촬영 장소에는 많게는 200여 명의 스태프들이 머무는데, 지역에서 현장 인력을 한시적으로 채용하는 경우도 많다”며 “또, 영화가 흥행하는 경우에는 관객이 실제 촬영지를 다시 찾아와 몰리며 명소로 부상하는 등의 부가적인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