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치러진 2003학년도 수능 평가시험이 지난해보다 쉬웠다는 평가속에 정시모집을 앞둔 일선학교와 학원 등 입시기관들은 수험생들의 진학지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입시관계자들은 올해 수험생들의 전체적인 점수상승이 예상돼 중상위권이 두터워지고 이에 따라 수능의 변별력이 줄어들어 어느 때보다도 극심한 눈치전쟁이 예상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한 올해 수능이 대체로 평이했지만 영역별 배점비율이 가장 높은 언어영역의 경우에는 다른 영역보다도 상대적으로 어려웠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일선 교사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반면 지난해까지 어렵게 출제돼 수험생들의 희비가 엇갈렸던 수리영역이 상당히 쉽게 출제돼 상위권 학생의 경우에는 사소한 실수 하나가 당락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언어영역의 점수가 수험생의 당락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측에 따라 교사들은 반영하는 수능영역과 가중치 부여 정도가 제각각인 각 대학의 입시요강을 파악하는데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계열별 석차가 제시되지 않음에 따라 성적에 따른 자신의 위치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도 수험생과 교사들이 정시모집 지망대학 결정을 앞두고 더욱 고심해야 하며 고3 수험생들의 학력저하에 맞물려 재수생이 여전히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도 진학지도를 담당하는 교사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

특히 두터워진 중상위권 학생들의 경쟁속에 재수생들이 강세를 보인다면 재학생들은 현실적으로 하향지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일선 교사와 입시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 따라 수시 2학기 모집에 지원한 재학생들은 정시지원에 앞서 현명한 지원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충고도 나오고 있다.

종로학원 김용근 평가실장은 “중상위권 이상 수험생들이 지원하는 대학은 대부분 논술이나 심층면접을 치르기 때문에 수험생의 당락은 수능보다는 논술이나 심층면접에 달릴 것 같다”고 예측했다.

경기여고 고3 담임인 이행열 교사는 “가채점 결과가 나와야 정확한 입시지도를 할 수 있지만 우선 각 대학의 영역별 가중치와 학생들의 내신을 고려해 지원을 하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개포고 고3 담인인 강덕화 교사도 “언어영역이 까다로웠다는 분석에 따라 인문계 학생들의 경 우 대학 지원에 앞서 언어에 가중치를 주는지 여부를 꼼꼼하게 따져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실장은 “수능성적보다 학생부 성적이 유리할 경우에는 남은 2학기 수시에 적극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