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 강원 등 중부지방이 가뭄으로 신음하는 가운데 이번 주 두 차례 비 소식이 있어 해갈에 다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기상청에 따르면 31일 낮 서해안부터 비가 시작돼 밤에 전국으로 확대되며, 4월 1일 새벽 서쪽지역을 시작으로 아침에 대부분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강수량은 많지 않다. 제주도와 남해안은 5∼30㎜, 다른 지역은 5∼10㎜로 예상된다.

다시 저기압이 지나는 4월 2일 오후 중부지방에서 비가 시작돼 3일 전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때는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봄비치고는 제법 많은 양의 비가 내리면서 마른 대지를 촉촉이 적셔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부지방은 지난겨울부터 이어진 가뭄으로 곳곳이 아우성이다.

작년 12월부터 이달 26일까지 전국의 누적 강수량은 114.1㎜로 평년(139.7㎜)의 81% 수준이지만 강원 영동지방은 48.2㎜로 평년(193.6㎜)의 25%에 불과하다. 전국적인 기상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래 가장 적은 양이다.

강원 영서 지방은 56.2㎜로 평년(103.1㎜)의 54%, 서울·경기는 60.3㎜로 평년(101.3㎜)의 59% 수준이었다.

가뭄이 심각해지면서 하천은 바닥을 드러냈고 주민들은 물 부족으로 신음하고 있다.

댐 수위는 최저 수준을 기록하면서 소양강댐에서는 궁여지책으로 댐 준공 이후 41년 만에 처음으로 기우제를 지냈다.

전국적으로 산불이 이어지자 산림청은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 발령했다.

30일 현재에도 강원 영동과 경북 동해안을 중심으로 건조경보가, 그 외 서해안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건조주의보가 내려져 있다.

이번 가뭄은 작년 여름과 올겨울 내린 눈·비의 양이 적었기 때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보통 여름철 장마에 집중적으로 내리는 비가 한해 강수량을 좌우한다"며 "작년에는 여름철 엘니뇨로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장마전선을 쉽게 북상시키지 못하면서 비가 매우 적었다"고 말했다.

보통 1∼2월이 되면 동해안을 중심으로 많은 양의 눈이 내리는데 올해는 북서풍계열의 구름대가 태백산맥을 넘지 못해 그마저도 비켜갔다.

여기에 겨울철 엘니뇨 현상으로 저기압 경로가 남편향됐고, 이때 수증기가 소백산맥을 넘지 못해 남쪽에만 비를 뿌리는 '비그늘 효과'가 원인으로 함께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과거 가뭄 기록을 토대로 가뭄이 38년, 124년을 주기로 찾아왔다며 그 주기가 겹치는 2015년에 '대가뭄'이 찾아올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강수량이 평년 수준을 되찾으려면 4월까지 중부지방은 100∼150㎜의 비, 특히 강원 영동지방은 200㎜ 이상의 비가 내려야 한다.

기상청은 최근 발표한 '3개월 전망'에서 오는 4∼6월 비는 중부지방보다 주로 남부지방에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당장 이번 주 내리는 비로 한고비는 넘길 수 있겠지만 가뭄이 완전히 해소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