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무중속 아車車車’ 제목 표현 좋아
전문가칼럼 지적만 있고 대안제시 없어
경인일보 2월 독자위원회가 지난 24일 오전 11시 경인일보 인천본사 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독자위원회 회의에는 정현석(인평신협 전무)·조경숙(공익활동가 사회적협동조합 동행 사무처장) 독자위원과 신규 위원으로 이광수(인천교육과학연구원 교육연구사) 독자위원이 참석했다. 경인일보에서는 이영재 사회부장이 나와 의견을 들었다. 박한준(인천시문화원연합회 회장)·임병조(나눔이 있는 교육협동조합 이사장) 독자위원은 지난달을 끝으로 경인일보 인천본사 독자위원회 활동을 마쳤다.
독자위원들은 2월 경인일보 지면이 다양한 사회현상을 다뤘다고 입을 모았다.
정 위원은 3일 23면 <불법 칠게잡이 어구 방치 영종도 갯벌 숨통 조인다> 기사를 주목했다.
정 위원은 “이번 기사의 핵심은 중구와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이 해당 문제를 두고 책임 전가에 급급하며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하는 모습을 잘 보여줬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행정기관이 서로 책임을 미루는 사이에 어민들도 생계에 영향을 받고, 우리 생태계도 파괴되는 등 문제를 겪었다”며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들이 책임을 피하려고 할 때 그 피해가 시민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된다는 사실을 잘 보여줬다. 이런 관점에서 이번 보도는 인천에서 살아가는 시민들을 위해 매우 적절한 지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정 위원은 또 9일 2면 <인천공항, 지역 대기환경에 악영향>도 관심을 두고 읽었다고 했다. 그는 “인천국제공항이 보여준 화려한 성과 지표 이면에 가려진 환경파괴의 현실을 시민들에게 알려준 기사였다”며 “인천공항이 발전소·정유사와 견줄 만한 양의 질소 산화물을 배출한다는 것은 충격적이었고, 앞으로도 인천지역 공공 기관이 내세우는 화려한 경영 성과 뒤에 인천과 인천시민이 어떤 희생을 해야 했는지에 대해서도 잘 들여다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10일 사설 <장비없이 하는 의무교육 효과 거둘 수 있겠나?>를 눈여겨 봤다. 그는 “일선 학교에서 전기 심장충격기 등의 사용법을 가르치는 등의 안전교육을 하고 있지만, 실제 장비를 갖춘 곳은 단 한 곳도 없다는 놀라운 점을 알게 됐다”며 “현재 열악한 학교교육 현실에 대해 정확히 문제점을 지적한 기사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이 벌어지게 된 근본 원인과 해법에 대한 부분이 앞으로 기획을 통해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 위원은 2일 23면 <쪽방촌 김치공장, 무관심에 개점휴업>, 6일 20면 <한국주거복지포럼 ‘우수사례 대상’ 선정… 괭이부리마을 환경개선 ‘으뜸’> 보도 등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는 “판로를 마련하지 않고 시작한 쪽방촌의 김치 공장이 결국 주민들에게 좌절과 실망을 안겼다는 점을 잘 지적했다”며 “괭이부리마을이 주거복지포럼의 우수 사례로 선정됐지만, 더 노력을 기울여 지속 가능한 구도심 개발의 롤모델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10일 23면 <‘동네사랑방’ 다방 금연지정 후 연기처럼 사라져 버린 노인들> 기사도 신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 위원은 “노인들이 자주 찾는 동네 다방이, 금연법 시행 이후 영업이 어려워졌다는 소식을 보고 안타까웠다”며 “금연법의 취지는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국민 건강을 위한다는 법으로 인해 국민이 생계의 어려움을 겪어선 안 된다는 점을 잘 보여주는 기사였다. 제도 시행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나가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사람들 지면의 기사 구성과 지면 편집이 지난달과 비교해 안정적으로 바뀌었다는 평가와 12일 1면 제목 <오리무중속 아車車車…> 제목이 106중 연쇄 추돌사고를 잘 표현했다는 평가도 있었다.
2월 지면에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조경숙 위원은 2일 7면 <송도 ○○스타, 부동산 ‘뜨는 스타’> 보도가 기사라기보다는 광고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조 위원은 “자세한 설명이나 분석 없이 일방적으로 장점만 알리는 광고 같은 기사였다”며 “부동산 소식을 보도하는 데 있어 더욱 신중함을 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12일 <인천시 ‘친환경 마이스사업’ 황금알 키운다> 보도에 대해 “인천의 중요한 미래산업으로 성장 가능성이 있는 ‘친환경 마이스산업’을 육성하는 일이 지역 정체성을 바르게 찾아간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한 부분”이라며 “경인일보가 앞으로 기획보도나 사설이나 칼럼 등을 통해 마이스 산업에 대해 좀 더 깊이 있고 자세하게 다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칼럼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이 위원은 “경인일보에 게재된 관련 분야 전문가들의 칼럼이 문제점을 지적하는 데 익숙하지만, 문제해결을 위한 대안 제시는 찾아보기가 어려웠다”며 “외부 기고라는 특성 때문에 힘든 부분도 있겠지만, 관련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필진인 만큼 어느 정도는 대안을 제시하는 글도 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17일 <노트북 : 침묵의 나선>에 대해서는 “교사 개인의 잘못을 한국교육 전체의 잘못으로 확대하는 논리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달 조합장 선거에 대해 지면 할애가 과도했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성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