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천상병시상 심사위원회는 등단 10년 이상 된 시인 가운데 2014년 1월부터 2015년 2월까지 출간된 시집을 대상으로 1차 심의와 본심을 거쳐 시집 4권으로 후보작을 압축했고, 천상병시상에 가장 부합하는 시적 성취를 이뤘으면서 꾸준한 시적 활약이 기대되는 김 시인의 ‘비의 목록’을 최종 선정했다.
김 시인의 첫 시집 ‘칼 회고전’이 상처로 얼룩진 고독한 몸의 세계와 존재에 깃든 고통, 억압의 역사를 탐색했다면, ‘비의 목록’에서는 삶의 이면을 내밀한 시선으로 주시하면서 언어적 기지를 살려 사물과 삶의 중핵을 파고드는 관조와 성찰의 시편을 선보였다.
심사위원단은 “고독과 상처의 일상 너머를 예리하게 투시하며 새로운 ‘시적 희망’을 불어넣으려는 리얼리스트적 상상력이 뛰어난 시집”이라며 “최근 시단의 경향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일상을 냉정히 응시함으로써 천상병 시인이 추구한 비타협의 시 정신과 닿아 있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