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체육시설인가, 예비역 가족들의 놀이터인가?' 경기도내에 산재해 있는 군골프장들이 정작 이용대상인 현역군인들의 이용은 극히 저조한 반면 군간부 출신 예비역과 일부 친군(親軍)민간인들의 전용 골프장으로 전락해 '군인 체력단련장'이라는 명칭을 무색케 하고 있다.

이들 골프장은 '군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민간인 신분인 예비역들에게 부킹보장과 요금할인 등 각종 혜택을 주는가하면 그 가족과 친지들에게까지 회원급 예우를 해주는 '구시대적' 운영방침을 고수, 민·군 위화감 조성에도 한 몫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도내에는 현재 18홀 규모의 화성 남수원CC(국방부)를 비롯, 육군의 용인 선봉대, 이천 비승대, 해군의 평택, 공군의 수원, 성남 등 모두 6개의 군 골프장이 운영되고 있다.

이들 골프장은 군체육시설로 분류돼 설치과정에서 일선 행정기관의 인·허가 절차를 거치지 않는 것은 물론 운영, 관리에서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은 채 독자적인 규정·지침에 의해 실질적인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

이에따라 이들은 이용료와 부킹 등에 각종 특전을 받는 '회원' 자격기준에 일정 계급이나 복무기간 이상의 예비역을 포함시킨 채 그 가족에게도 할인, 부킹 등의 혜택을 줘 최악의 부킹전쟁과 그린피 인상에 시달리는 일반 골퍼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남수원 CC의 경우 예비역 대령이상을 회원, 10년이상 복무예비역을 준회원으로 각각 입회시키고 있으며, 군생활 20년이상 예비역의 가족들에게도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 골프장은 올들어 지난 7월말까지 총 이용객 6만1천여명 중 60%에 달하는 3만7천여명이 민간인이었으며 주말과 휴일 등에도 예비역들이 상당수 포함되는 등 '예비역들의 골프천국'이라는 비아냥을 받고 있다.

이천 비승대도 20년이상 복무한 예비역들에게 현역과 동일한 회원자격을 부여, 1만5천원의 이용료를 받고 있으며 특히 가족들에게도 1만7천원의 이용료만 받아 민간인이 준회원(10년이상 예비역:3만원)보다도 우대받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또 주중 이용객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일반회원 역시 '중령급 이상 군간부들의 추천'을 받아야 입회가 가능, 군과 줄이 닿는 인사들을 선별·특혜를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밖에 평택 2함대는 현역(1만2천원)외에 20년이상 복무자 1만5천원, 10년이상은 3만1천원 등 일반회원(일반 6만6천~7만6천원)에 비해 큰 요금혜택을 주고 있으며 수원, 성남 등 공군 골프장도 비슷한 우대를 하고 있다.

주말 골퍼 송모(50)씨는 “예비역들의 공헌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가족과 친지들에게까지 평생 혜택을 주는 것은 군사정권 시절에나 있을법한 발상”이라며 “무늬만 체력단련장이지 사실은 예비역들의 전용 놀이터인 셈”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