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시 일산신도시 호수공원 앞에 조성될 'MBC 일산 방송콤플렉스'에 방송.통신시설 이외에 대규모 오피스텔 및 상업시설 건립이 방송지원시설 명목으로 추진돼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MBC는 지난 9월 SK 및 한국토지신탁과 일산부지 개발사업약정을 체결한데 이어 최근 시(市)에 일산 방송콤플렉스 건립을 위한 사업 승인을 신청했다고 11일 밝혔다.

사업계획에 따르면 내년 3월 장항동 869 1만4천999평에 지하 4층, 지상 15층 규모(건축연면적 10만3천824평)의 일산 방송콤플렉스 건립 공사에 착공, 2006년 3월 완공할 계획이다.

이 곳에는 대형 방송.통신시설 이외에 오피스텔(5만161평), 사무실(1만4천364평), 근생시설(9천790평) 등 방송지원시설이 전체 건축연면적의 71.6%인 7만4천315평을 차지하고 있다.

오피스텔의 경우 1천500여 가구 규모로 건립, 이 가운데 25% 가량은 방송 및 관련 시설 종사자들에게 주고 75%는 일반 분양될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이와 관련, 이 부지가 방송통신.촬영시설 용도로 제한돼 MBC가 개발하지 않으면 장기간 나대지 방치가 불가피하고 매각되더라도 아파트 건립 압력 등이 거셀 것으로 보고 이번 MBC 유치에 적극적인 입장이다.

시는 이에 따라 필요하면 상업시설 비율 일부 조정 등을 거쳐 MBC 측의 요구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사업승인을 내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부지는 일산신도시 계획 당시부터 방송.통신시설로 용도가 정해져 있는 곳으로 전체 건축연면적의 4분의 3 가량이 상업시설로 개발될 경우 주객이 전도된, 사실상 용도변경되는 것으로 도시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상업시설 입지로 수백억원의 개발 이익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이 일대가 주거 전용으로 변질된 오피스텔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 학교, 상.하수도, 교통 등 도시기반시설 부족이라는 부작용이 빚어지고 있어 방송지원시설이 계획대로 들어서면 이를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MBC측은 일산 방송콤플렉스는 창사 이래 최대 프로젝트로 여의도에서 보도.교양.라디오를 제외한 전체를 확장, 이전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신 개념 방송집적시설이기 때문에 이 정도 규모의 지원시설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MBC 관계자는 "상암 대신 조건이 훨씬 좋지 않은 일산을 선택하게 된데는 고양을 문화도시로 만들기 위한 목적때문"이라며 "방송시설은 일반 건축물과 달리 건축비용이 훨씬 높아 개발 이익 운운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여의도 본사 부근 오피스텔은 대부분 방송 관련자들이 입주해 있어 오피스텔 일반 분양분도 사무용으로 사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반시설부족 등의 문제는 우려에 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