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경쟁 옛말 무관심
지원자 ‘한자릿수’ 떨어져
뽑아도 수일내 탈퇴 일쑤
취재·제작 어려워 감면도
"취재기자가 없어요"
아주대 학보사는 지난 2월 24일부터 지난달 14일까지 수습기자를 모집했지만, 지원자는 단 7명뿐이었다. 지원자 숫자가 한 자릿수로 떨어진 지는 이미 오래로, 지난해부터는 '상시모집' 체제가 됐다. 채용과정도 주객이 전도됐다. 지원자들이 오히려 면접관인 편집국장에게 '학보사 생활이 수업에 지장이 있습니까', '(스펙을 쌓기 위한)대외활동도 병행 가능합니까' 등의 질문을 쏟아낸다.
우여곡절 끝에 4명을 선발했지만, 이들 모두 일주일도 안 돼 그만뒀다. 신주연(13학번·건축학·여) 편집국장은 "경제활동이나 학업 지장, 혹은 '엄마의 반대'로 수습기자가 한꺼번에 탈퇴했다"며 "진정으로 학보사에 '올인'할 학생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경기대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2013년에는 수습기자 포함 13명이 학보사를 꾸려갔고, 많을 때에는 20명이 넘는 기자가 위용을 자랑했지만, 지금은 5명만 남았다.
제대로 된 부서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아주대 학보사의 정원은 대학부 등 4개 부서에 10명 이상이지만 현재 편집국장과 평기자 등 3명의 인력으로 대판 12면(격주발행)짜리 학보를 제작한다. 견디다 못해 지난해부터는 2개 면에 전면광고 및 기고란을 넣어 취재면 2개 면을 포기했다. 가천대의 경우 2012년 편집부 등 4개 부서에 부장·차장이 고루 배치돼 전성기를 누렸지만, 기자가 줄어들어 이듬해부터는 16면에서 12면으로 감면했다.
학생들의 관심도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6일 아주대를 찾아 중앙도서관 등 10곳의 배부대를 돌아봤지만, 발행한 지 일주일이 지난 학보가 방금 배부된 듯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일부는 돗자리로 쓰기 위해 학보를 다량 챙겨가는 모습도 보였다.
한 학생은 "학보에 실린 내용은 인터넷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신문 자체를 읽지 않는 세상에 학보를 읽겠느냐"고 반문했다.
아주대 학보사가 지난해 5월 학생 240명을 조사한 결과 '한 번도 학보를 읽어본 적 없다'고 답한 학생이 59%에 달했다. 지난 2004년 이후 줄곧 구독률이 하락, 학보가 발행되던 날 학보사 앞에 줄을 섰던 학생들은 온데간데없고, 독자가 줄어들면서 학보사는 존폐의 기로에 섰다.
홍수진(13학번·관광경영학·여) 가천대 학보사 편집국장은 "지난해 자체 조사 결과 구독률이 30%를 넘자 모두 '다행이다'라고 말했다"며 "학생도, 학보사 기자도 취업이 중요하다 보니 학내 이슈 관심도는 떨어지고, 자연스레 학보를 외면하는 상황이 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강영훈·조윤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