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어로는 Abe지만 구약성서 아브라함(Abraham)의 약칭이 Abe다. 이복누이 사라와 결혼, 고향 우르(Ur)를 떠나 조카 롯과 함께 하나님이 인도하는 가나안땅으로 간 히브리인의 조상이 아브라함이다. 그 하나님이 일본의 Abe도 젖과 꿀이 흐르는 그런 신비한 땅으로 인도 좀 하실 수는 없을까. 스페인 고속열차(AVE) 승객들도 같은 글자 ‘Abe’가 탐탁할 리 없다. 아베 정부는 올해 모든 일본 중학교 교과서에 ‘독도는 일본 영토’라고 못 박는가 하면 지난달 일본 외무성 홈페이지엔 ‘중국이 센카쿠(尖閣)제도를 일본 영토로 인식하고 있다’는 중국 정부 발행의 지도를 공표했다. 그러자 중국 외무부 훙레이(洪磊) 부보도국장이 강하게 반박했다. “중국에서 그런 지도를 본 적이 없다”고.
지난 2월 호사카(保坂祐二) 세종대 교수가 일본 곳곳을 기행, 일본 고지도 고문서를 샅샅이 뒤졌지만 독도는 없었다. 그 KBS 특집보도를 아베 정권에선 아무도 못 봤을까. 일본은 또 해외 주요 도시에 광보(廣報) 거점인 ‘저팬하우스(JH)’ 개설에 열을 올린다. 영토 문제, 역사 인식 등 외교 공세에 대항하는 ‘키모이리(肝煎) 사업’이라는 거다. 중간에서 주선 알선하는, 또는 그 사람이 ‘키모이리’지만 글자가 무섭다. 간을 지지다니? 아베여, 쿼바디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