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피포트 등 전열기기 사용 ‘허다’
화재 대비 방화문 파손된 채 방치
엔진룸 출입 제한없어 ‘위험천만’

국제여객선의 경우 승객과 선원의 국적이 서로 다르고, 멀고 먼 공해상(公海上)을 항해한다. 안전이 더욱 강조돼야 할 국제여객선이지만 여전히 곳곳이 위험에 노출돼 있고, 안전과 보안은 허술함을 드러내고 있다.
경인일보 취재팀이 평택항에서 중국으로 향하는 국제여객선에 탑승해 화재와 테러 등 안전·보안 실태를 확인한 결과 세월호 참사 이후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14일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에 따르면 평택에서 중국으로 가는 여객항로는 웨이하이·룽청·롄윈강·옌타이·르자오 등 5개로 대룡해운·교동훼리·일조국제훼리·연운항훼리·연태훼리 등이 지난 2001년부터 차례로 취항했다.
항로거리는 389~734㎞, 운항시간은 적게는 12시간에서 많게는 22시간 이상으로 공해상을 거쳐 한-중을 오간다. 또한 평택항의 모든 해운사는 세월호(배수량 6천825t)보다 배수량이 4배 가까이 크고, 600~700명의 승객이 탑승하는 초대형 국제 카페리를 운용하고 있다.

국제여객선 대부분은 선실 및 복도 등 선내 흡연은 물론 커피포트 등 전열기기를 이용하는 승객들도 허다했지만 누구도 이를 제지하는 사람은 없었다. 화재에 대비한 방화문은 일부 부숴졌고 대부분은 걸쇠로 고정됐다.
더구나 승객 다수는 60~70대 한·중 ‘보따리상(일명 따이공)’들로, 비상상황 발생 시 신속한 대피가 어려운 데다 우리말을 능숙하게 하는 승무원도 부족했다.

평택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는 “국내·외 선박의 안전은 기본적으로 선박안전법을 따르지만 아직도 안전과 보안에 취약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중국 웨이하이·룽청/민웅기· 강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