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선 수상(首相:슈쇼) 또는 ‘총리대신(總理大臣:소리다이진)’을 줄여 ‘총리’라고 하지만 국회에서 총리를 부르는 소리가 ‘sorry, sorry’처럼 들리기도 하고 강아지 부르는 소리 같기도 하다. 중국서는 또 대통령을 ‘총통(總統:쭝퉁)’, 국무총리를 ‘총리(總理:쭝리)’라고 해 마치 總자 돌림 형제 이름 같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에선 이완구 총리 소리로 귀가 따갑고 식물 총리니 시한부 총리라는 등 분분하다. 3천만원 뇌물 설과 경망한 말투로 만인지상 총리가 ‘만인지하(萬人之下)’로 곤두박질쳤고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남미 순방에서 귀국 즉시 그의 감투는 벗겨진다는 거다. 18일자 도쿄신문도 ‘한국수상 裏金의혹 사임농후, 취임 2개월에’라고 보도했다. 裏金(이금:우라가네)이란 뒷거래 돈이다. 원래 구두창에 박힌 징이 ‘裏金’이다. 탭(tap) 댄서의 달가닥 소리 요란한 그 구두 밑바닥 쇠붙이다. 그런 걸 이 총리가 왜 받았다는 건가.

식물 총리란 대통령 책임제 국가는 다 그렇지만 썩 드문 예도 있긴 있다. 대통령→총리→대통령인 러시아의 푸틴은 총리 때도 대통령(메드베데프) 머리 위에 앉아 있었다. 그러니 현재의 메드베데프 총리야말로 대표적인 식물 총리가 아닌가 싶다. 총리 책임제 국가의 대통령 또한 식물 대통령이긴 마찬가지다. ‘독일의 대처’라는 메르켈 총리 밑(?)의 가우크(Gauck) 대통령이나 모디(Modi) 인도 총리 휘하(?)의 대통령 무커지(Mukherjee)도 그렇고 아주 딱한 관계가 나폴리타노(napolitano) 이탈리아 대통령과 마테오 렌치(Renzi)총리로 각각 90세와 40세다. 실권 없는 국왕 역시 다를 바 없다. 의원내각제 국가인 영국 일본 네덜란드 등의 국왕은 상징적인 존재다. 식물로 치면 된통 비싼 난초 같은….

취임하자마자 부정부패를 일소하겠다며 도끼날을 치켜들었던 이 총리가 ‘제 발등’부터 찍을 줄이야! 도쿄신문은 그걸 도끼가 아닌 돌멩이로 여겼던지 던진 돌이 ‘튀어 되돌아온 격’이라고 했다. 그래도 “총리의 소임을 한 치의 오차 없이 운운”했다. 3.3㎝가 한 치다. 그런 크나큰 오차에도 굴러가는 기계란 없다. 그보다도 “뇌물을 받았다면 목숨을 내놓겠다”는 그 말이 걱정이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