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시·현대산업, 당초 “기부채납”
시민단체 중심 건립반발 거세지자
‘순수 기부’로 말바꿔 다시 논란
이미 기부채납했다는 한림도서관
입주민만을 위한 편의시설 지적
“정황상 순수기부로 보기 어려워”
올해 10월 개관 예정인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을 두고 지역사회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공공시설인 시립미술관의 건립방식과 절차적 민주성, 운영전략 등을 놓고 지방자치단체와 대기업이 시민단체와 맞서고 있는 것.
그 시발점은 시립미술관 명칭에 대기업 아파트 브랜드인 ‘아이파크’를 포함시키는 문제를 의제화한 경인일보의 최초보도(2014년 11월 14일자 1면)에서 비롯됐다. 경인일보 보도 이후 지역 시민단체가 반대운동에 나섰고, 이에 대해 수원시와 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은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을 공식화하는 것으로 맞섰다.
특히 수원시는 최근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운영조례 입법안을 공포하기에 이르렀고, 문화연대 등 전국단위 시민단체가 반대운동에 동참하는 등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경인일보는 문화기획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무엇이 문제인가’를 통해 이번 사태의 전말을 기록하고 대안을 모색한다.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명칭 갈등의 첫번째 단초는 현산의 미술관 건립이 개발이익 환수 차원의 기부채납인지 기업메세나 차원의 순수기부인지 여부다.
지난해 말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의 명칭을 둘러싸고 언론과 시민사회의 지적이 일자, 수원시와 현산 측은 미술관 건립이 지역사회 문화발전을 위한 ‘순수한 기부행위’라며, 순수 기부의 대가로 현산의 아파트 브랜드 사용이 당연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2012년 수원시의원으로 활동했던 전애리 예총회장도 “그때 수원시에 시립미술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미술계를 중심으로 강력하게 제기됐고 현대산업개발이 개발이익 환원 차원에서 아파트가 있는 권선동 인근에 지으려다 수원시 요청에 따라 행궁동으로 옮겼다”며 “기부채납으로 미술관을 짓는데, 시가 행궁동 땅까지 제공하고 이름과 운영자 공간까지 양보해 당시 시의원 사이에서도 불만이 많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기부채납 또는 순수기부 여부를 놓고 논란이 뜨거워지자 수원시와 현산은 권선동 아이파크시티 내에 ‘한림도서관’을 건립하면서 개발이익을 전부 환수, 환원했다는 새로운 주장을 펼쳤다. 개발이익 환수 차원의 기부채납은 한림도서관으로 마쳤고, 시립미술관은 순수한 기부라는 논리였다.
현산이 기부채납한 한림도서관은 지하 1층과 지상 2층, 연면적 2천417㎡ 규모로 지어졌으며 60억원의 공사비가 투입됐다. 수원시 관계자는 “한림도서관을 지으면서 주변의 도로와 공원, 광장 등도 함께 기부채납했기 때문에 60억원 이상의 금전적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산이 기부채납한 한림도서관과 도로·공원은 아이파크 시티 내에 자리하고 있어 사실상 아이파크 시티에 거주하는 입주민을 위한 편의시설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로 현산은 한림도서관을 주민편의시설로 홍보하기도 했다.
또한 7천962세대의 대규모 주택단지 건설로 얻은 개발이익에 비해 지나치게 작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시민단체가 활용하는 아파트 매출 계산법(총세대수×평균분양가)을 권선구 아이파크시티에 적용하면 현산이 이곳에서 발생시킨 매출은 2조7천여억원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수원시 한 관계자도 “개발이익환수에 대한 법률에 의거해 개발분담금 비용을 한림도서관과 일부 토지를 통해 채납했다. 하지만 아이파크시티의 경우 규모가 대단지에 속해 개발분담금 지급과 별도로 법외의 개발이익환수 방법인 시와의 협약체결을 통한 개발이익비용을 기부채납할 수도 있었던 상황”이라며 “당시 권선지구개발권이 LH에서 현산으로 옮겨지면서 특혜논란이 있었고, 논란을 무마시키고자 미술관을 기부채납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편 수원시는 기업명칭이 사용된 SK아트리움과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이 같은 사례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현산과 비슷한 시기에 수원 정자동 SK뷰를 지은 SK건설은 개발이익 환원으로 SK아트리움의 부지를 기부채납하고 350억원의 아트리움 건립비용을 별도로 순수기부한 것으로, 수원시가 제공한 수백억원대 부지에 미술관 건물을 기부채납하는 현산과는 큰 차이가 있다.
특히 SK의 정자동 SK뷰 아파트는 총 3천498세대로 현산의 아이파크시티 규모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공지영·유은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