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곤증 졸음운전 사고가 과속운전 사고의 2배가 넘고 겨울보다 봄철 사고가 16% 많다는 게 최근 5년간 도로공사 조사 결과였다. 중국엔 ‘춘곤추핍(春困秋乏:춘쿤치우파)’이라는 말도 있다. 봄엔 졸리고 가을엔 노곤하다는 거다. 그럼 여름과 겨울엔? 일본에선 춘곤증이 ‘게다루사’→‘어쩐지 나른함’이다. ‘어쩐지’는 무슨! 그런데 고속도로 졸음운전뿐 아니라 비행기 조종사가 비행 중 꾸벅꾸벅 존다면 어떨까. 2012년 9월 그리스 아테네에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날던 네덜란드 저가항공 트랜사비아(Transavia)의 보잉737기가 이륙 약 2시간 반 후 기장이 화장실에 다녀오자 부조종사는 쿨쿨 잠들어 있었다. 자동항법 장치가 없다면 어떻게 됐을까. 2004년 3월 23일 일본 하네다(羽田)공항→야마구치(山口)현 우베(宇部)시로 향하던 보잉767―300 비행기도 고도 1만2천m 상공에서 기장이 꾸벅꾸벅, 부기장이 깨웠지만 몇 분 후 다시 고개가 늘어졌다.

고속열차도 예외는 아니다. 2003년 2월 26일 일본 오카야마(岡山)역에 진입하려던 신칸센(新幹線) 히카리(光)126호는 정차 위치보다 100여m 못 미쳐 자동열차제어장치(ATC)에 의해 멈춰 섰다. 춘곤증이 아니라 ‘하곤증(夏困症)’도 문제다. 2011년 8월 중국 시아먼(廈門)→닝보(寧波)의 시속 195㎞ 열차 조종사가 조는 모습이 남방일보(南方日報)에 실려 화제가 됐고 그 해 11월에도 시아먼→원저우(溫州) 고속열차 조종사의 옆으로 꺾인 고개 모습이 인터넷에 올라 말이 많았다. 졸음 방지책은 없을까. 서울 지하철공사(1~4호선)가 한 해 구매하는 승무원용 졸음 방지 껌이 약 13만 통이라고 했다. 껌을 씹으면 대뇌를 자극, 졸음을 쫓는 효과가 있다는 거다.

국제회의에서도 조는 사람은 있다. 우즈베키스탄 카리모프(Karimov)대통령의 2~3초 조는 동영상을 방영했다는 이유로 그 나라 국영TV 총재의 목이 날아갔다는 게 2003년 5월 15일자 이즈베스티야(Izvestiya)지 보도였다. 불경(阿含經)에 나오는 아니룻다(阿那律)라는 사람은 이를 악물고 졸음을 참아가며 부처님 설법에 몰두하다가 그만 눈이 멀었다고 했다. 졸음에 장사는 없다. 무조건 자는 게 약이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