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 사망사건의 가해 미군병사 2명에 대한 잇따른 무죄 평결로 범대책위와 시민단체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대학생 50여명이 미2사단 철조망을 뚫고 들어가 부대내에서 무죄 평결에 항의하며 기습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연행됐다.

26일 오후 1시께 최모(여·서울대 2년)씨와 이모(인하대 2년)씨 등 53명(남자 34명, 여자 19명)이 의정부시 가릉동 미2사단 레드 크라우드 캠프 뒤편 경민대학 야산을 통해 부대에 접근, 절단기로 철조망을 가로·세로 2m크기로 자른 뒤 부대안으로 진입했다.

최씨 등은 강제연행에 대비, 태극기와 쇠사슬로 서로의 몸을 묶고 '살인미군 무죄평결 원천 무효' '살인미군 한국 법정 처벌' 등 구호를 외쳐가며 정문까지 700여m를 행진한 뒤 성조기를 불태우다 정문밖에서 경계근무중이던 경찰에 의해 모두 연행됐다.

시위과정에서 대학생과 미군사이에는 물리적 충돌이 벌어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최씨 등을 의정부와 일산, 포천, 남양주, 고양 등 5개 경찰서로 분산, 정확한 시위경위 등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 대로 가담정도에 따라 군사시설보호법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당시 경찰은 1개 중대를 배치, 정문과 후문, 동쪽 울타리에서 경계근무를 펼치고 있었으나 대학생들이 미군기지내에서 30여분간 시위를 벌이며 정문앞까지 나올때까지 진입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 25일 서울에 이어 이날 의정부 미군 캠프에서 기습시위가 벌어지자 도내 미군부대 주변에 대한 경계를 강화했다.

한편 전교조 인천지부는 이날 인천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여중생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요구 선언에 참여한 교사 2천881명의 명단을 공개하고 부시대통령 공개사과, 재판권 이양, SOFA개정 등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의정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