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밥상의 진객 꽃게 잡이가 제철을 만났으나 서해 최북단 어민들의 표정은 밝지 못하다. 지난달 말 조업이 개시된 이후 23일까지 옹진수협에 위판된 꽃게어획량은 20만2천359㎏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0% 수준이다. 인천수협 위판 꽃게 어획량도 전년 대비 66% 수준이다. 옹진수협 관계자는 “올해처럼 연평도 꽃게위탁물량이 적은 경우는 처음”이라고 했다. 맛객들의 실망은 물론이고 300여 어민들의 시름도 깊다. 연평도 꽃게의 조업량은 전국의 5%에 불과하나 연평 앞바다의 거센 조류를 견딘 탓에 육질이 단단해 ‘꽃게 중의 꽃게’로 손꼽힌다. 서해수산연구소는 올봄의 꽃게 어획량을 지난해의 40~50% 정도로 전망했다. 월동기 인천해역의 평균수온이 지난해(6.2℃)보다 낮은 5.4℃여서 꽃게가 연안으로 늦게 이동함에 따라 어획량이 감소한 것이다. 어족자원 고갈은 더욱 심각하다. 올해 꽃게 어획량은 작년에 태어난 어린 꽃게의 부존량에 영향을 받는데 인천해역의 경우 전년 대비 12%나 감소한 것이다.
중국 어선들이 우리 수역에서 어족자원을 싹쓸이한 결과다. 지난해 서해 북방한계선(NLL) 주변에 출몰한 중국어선은 4만6천97척으로 2013년에 비해 16%나 증가했다. 지난해 정부의 해경해체 발표이후 더욱 두드러졌음에도 단속실적은 오히려 줄었다. 작년도 인천과 평택 등 서해안지역에서의 중국어선 불법 나포실적은 총 259척으로 2013년보다 37%나 감소했다. 바다에 넣어둔 그물까지 훼손해 어민들은 2중 피해에 망연자실이다.
지금도 중국 어선들이 100~140척씩 선단을 이뤄 서해 최북단어장을 유린하고 있다. 최근 한 수산연구소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중국어선 불법조업에 따른 어업손실이 연간 1조3천억원을 넘는다고 했다. 어업소득이 줄자 어민숫자도 급감했다. 5년전 연평도 국지전을 계기로 정부는 1조원대의 서해5도 종합개발계획을 확정하고 지금까지 2천200억원 가량의 세금을 투입했으나 안보교육장 건립과 도로공사 등 겉치레 투자에만 공을 쏟을 뿐 민생과는 거리가 멀다. 그나마도 지역간 형평성을 이유로 예산을 줄이고 있다. 1만여 서해5도민은 북한군의 도발위협과 불법조업으로 10년 이상 이중고를 겪고 있다. ‘서해5도 지원 특별법’의 조속한 국회통과를 촉구한다.
서해5도지원특별법 조속한 국회통과 촉구한다
입력 2015-04-26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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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27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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