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최대 연극인 단체인 한국연극협회 인천시지회(인천연극협회, 이하 협회)가 회장 선출을 둘러싸고 내홍을 겪으면서 ‘인천항구연극제’가 파행 속에 끝나는 등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협회는 지난달 초부터 최근까지 벌써 2차례나 회장 선출에 실패했다. 한번은 투표에 필요한 정족수 미달로, 또 한 번은 후보자격 시비가 일어 단독 출마 후보가 돌연 사퇴하며 회장을 뽑지 못했다.

차기 회장 선출이 계속 미뤄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일 임기를 마친 회장마저 사퇴하면서 현재 연극협회는 지역 극단 대표 7명이 참여하는 비상대책위 체제로 운영 중이다.

인천시의 예산 2천여만원을 지원받아 최근 열린 인천항구연극제도 파행을 빚었다.

연극제 개·폐막식에는 지역 인사는 물론 협회 회장조차 참석하지 않았고, 시민 참여를 위한 홍보활동도 미흡해 연극제 평균 관객 수가 지난해와 비교해 절반 수준(162명→99명)으로 줄었다. 개막일 직전에는 일부 경연 참가작이 자격 시비로 인해 심사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시작부터 시끄러웠다.

연극인 최대의 축제가 회장선출 과정에서의 내홍과 경연 참가작의 연이은 자격 시비로 맥빠진 대회가 됐다는 지적이다. 지역의 한 연극인은 “연극협회 회원 간의 해묵은 갈등과 불신이 이번 회장선출 문제와 연극제 파행 등으로 표출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김선찬 극단 ‘산만’ 대표는 “모든 협회 회원들의 갈등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회장을 선출하는 방법을 논의 중이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