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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지진이 발생한 네팔에서 26일(현지시간) 수십차례의 여진이 이어지자 공포를 느낀 카트만두의 주민들이 집을 빠져나와 바산타푸르 두르바르 광장에서 노천 생활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네팔 재해대책본부는 26일 오후 6시(현지시간) 현재 사망자가 2천430명, 부상자는 6천 명 이상이라고 밝혔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지진이 인구 밀집지역을 강타하면서 수도 카트만두에서만 적어도 721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외신에 따르면 지금까지 네팔에 인접한 인도에서 67명, 중국 티베트 자치구에서는 18명, 방글라데시에서도 3명이 숨졌다.
전날 발생한 규모 7.8의 이 지진으로 낡은 건물들이 무너지고 전기와 수도가 끊기는 바람에 네팔에서만 660만 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유엔은 추산했다.
네팔 당국은 열악한 현지 사정으로 곡괭이와 맨손으로 잔해를 치워가며 이틀째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아직도 많은 사상자와 실종자가 건물 잔해 속에 갇혀 있어 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날 규모 6.7의 강력한 여진이 카트만두 동북쪽에서 발생하는 등 이틀째 규모 4.0~6.7의 여진이 수십 차례 이어지고 있어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미렌드라 리잘 네팔 정보장관은 강진에 따른 사망자가 4천500명에 달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놨으며, 국방부는 5천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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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지진이 발생한 네팔에서 26일(현지시간) 수십차례의 여진이 이어지자 카트만두의 주민들이 안전을 위해 집에서 나와 바산타푸르 두르바르 광장에 모여 있다. /AP=연합뉴스 |
한국인 사망자는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상자는 카트만두 북쪽 70㎞에 있는 어퍼 트리슐리 지역에서 근무하던 한국인 건설업체 직원 1명과 카트만두 북쪽 샤브로베시를 여행 중이던 50대 부부 등 모두 3명으로 집계됐다. 여행객 남편은 중상을 입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또한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 인근에서 지진에 의해 발생한 눈사태로 다쳤다가 구조된 사람 중 한국인이 1명 포함돼 있다고 AP통신이 보도했으나, 사실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주네팔 한국대사관과 외교 당국은 네팔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이 650여명이고, 다수 여행객이 있는 만큼 피해 여부를 계속 확인하고 있다.
이번 지진은 5월 히말라야 등반 시즌을 코앞에 두고 발생해 관광객 피해도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에베레스트에서 지진 여파로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해 적어도 19명이 숨지고, 61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해 4월 에베레스트 눈사태로 네팔인 가이드(셰르파) 16명이 사망한 것을 뛰어넘은 역대 최악의 참사다.
dpa는 에베레스트 등반 관계자를 인용해 사망자 중에는 호주인과 미국인, 중국인이 한 명씩 포함됐다고 전했다.
지진 당시 에베레스트 주변 3개 캠프에는 등반객과 셰르파가 1천 명이 있었으며, 수백 명이 여전히 산에 갇혀 있다.
부상으로 하산한 셰르파 젤루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사망자가 늘어날 것"이라며 "(산사태로) 천막이 다 날아가 버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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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팔 카트만두를 강타한 대지진으로 네팔의 저명 유적 중의 하나인 바산타푸르 두르바르 광장이 파손돼 26일(현지시간) 경찰들이 잔해를 치우고 있다. 바산타푸르 광장은 19세기까지 네팔 왕가가 살았던 곳으로 왕궁을 비롯해 왕가와 관련된 유적들이 몰려있다. /AP=연합뉴스 |
네팔 관광청은 베이스캠프에 있던 52명을 구조했으며, 이중 35명을 카트만두로 공수했다고 발표했다. 카트만두로 옮겨진 이들 중 위독 환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청의 툴시 가우탐은 "움직일 수 있는 사람들은 도보로 산에서 내려가고 있으며 나머지는 항공기로 대피시키는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네팔에는 히말라야를 오르거나 트레킹을 하려던 외국인 관광객이 3만여 명이 방문 중인 것으로 추산된다.
대한산악연맹에 따르면 한국인 전문 산악인들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일반 여행객의 피해 현황은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여진으로 추가 산사태가 발생하는 등 피해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네팔 정부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을 동원해 헬리콥터로도 수색에 나섰다.
피해의 심각성을 인식한 주변국들의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 100만 달러(약 10억여원) 규모의 긴급 지원을 제공키로 했고, 미국은 초기 구호자금으로 역시 100만 달러를 보내기로 했다.
이웃 국가인 인도는 재난구호대원 285명과 의약품과 식량, 텐트 등 구호물자 43t을 실은 군용기 13대를 급파했고, 유엔 역시 구호팀과 비상식량 등을 이날 오전 네팔로 실어 보냈다.
중국은 구조대 62명을 신속하게 카트만두에 보냈으며 파키스탄도 4대의 수송기를 통해 30병상의 야전병원을 군의관, 외과의사, 전문의와 함께 네팔로 파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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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지진 참사를 당한 네팔 지원에 나선 독일의 구조단체 회원들이 네팔로 가기 위해 26일(현지시간)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비행기에 오르고 있다. /AP=연합뉴스 |
유럽연합(EU)과 독일, 스페인, 프랑스, 러시아, 이스라엘, 일본 등의 세계 각국도 지원을 약속했다.
적십자, 옥스팜, 국경 없는 의사회, 크리스천 에이드 등 국제 자선단체 또한 네팔로 대원들을 급파하고 있다.
그러나 가옥 붕괴와 여진에 대한 두려움으로 이재민 다수가 노숙을 하고, 병상이 모자라 병원 주차장에 천막을 치고 야외에서 부상자 치료를 하는 가운데 비가 계속 내릴 것으로 예보돼 구호작업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국제 사회의 애도 표명도 잇따르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지진으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고 대체 불가능한 문화 유적의 손상이 있었다"며 깊은 유감을 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교황청 국무원장인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의 이름으로 네팔 가톨릭에 보낸 전보를 통해 강력한 지진으로 희생된 이들을 애도하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규모 7.8에 달하는 이번 지진은 작년 4월 칠레 북부 해안 인근 태평양에서 발생한 지진(규모 8.2) 이후 가장 강력하다.
특히 네팔에서는 1934년 대지진 이후 최악의 참사로 기록됐다.
네팔에서는 지난 1934년 카트만두 동부를 강타한 규모 8.0 이상 최악의 강진으로 1만700명의 사망자가 났으며 1988년에도 동부 지역에서 규모 6.5의 지진이 발생해 720명이 숨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