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가는 비행기에서 내려다보이는 새하얀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 산맥과 석가모니→사카무니(Sākyamuni)가 태어났다는 룸비니 동산의 ‘근심 없는 나무’―무우수(無憂樹)까지도 빤히 눈에 잡힐 듯한 신성한 땅 네팔이 절망의 땅으로 돌변했다. 25일 정오 남한보다 약간 큰 네팔 왕국의 수도 카트만두 인근에서 저승의 석가모니도 깜짝 놀라 깼을 대지진이 발생, 어제 1시 현재 3천200명이 숨지고 7천명이 다쳤다. 중국 CCTV는 진도가 7.8이 아닌 8.1이라고 했다. 그런 대지진으로 수도 카트만두와 주변 도시까지 폐허가 됐고 에베레스트에서도 눈사태로 17명이 죽고 61명이 부상했다. 세계문화유산 4곳도 무너지는 등 관광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가난한 나라의 한탄이 뼛속에 사무친다. 이번 강진은 강력한 진파(震波)가 북으로는 중국의 시짱(西藏)―티베트 자치구까지, 남으로는 인도 북부까지 뻗쳐 각각 20여명과 80여명의 사망자를 냈고 26일에도 7.1의 여진이 계속됐다.

네팔이라면 천수관음보살의 천 개의 팔이 아닌 네 개의 팔을, 수도 카트만두(Kathmandu)는 커트 만두를 연상케 하지만 Nepal의 영어 발음은 ‘니폴’이고 중국에선 ‘니보얼(尼泊爾:니박이)’이라고 부르지만 1934년 네팔 지진 때도 무려 1만700명이 죽었다. 이번 네팔 지진을 가장 열렬히 보도하는 언론은 CNN과 중국 CCTV다. CCTV는 어제 1시 뉴스도 장장 35분간 상세히 보도했다. 찬디가르 트리뷴 신문과 ‘DAY & NIGHT TV’ 등 인도 언론도 현장을 누볐다. 이웃사촌 국가에다가 인도의 젖줄인 갠지스 강 근원이 네팔이기 때문인가. 중국이 ‘加德滿都(가덕만도:지아더만두)’로 표기하는 수도 카트만두는 1596년 건립된 목조 사원인 ‘카트만두’에서 유래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와 일본도 이번 네팔 지진이 남의 일 같지 않다. 30년 안에 일본 수도권인 칸토(關東)지방에 7.0 이상의 지진이 날 확률이 70%라고 했다. 지진 없는 나라, 단 한 가지만 해도 ‘대한민국 우리나라 좋은 나라!’ 소리치고 싶은, 눈물겹도록 좋고 좋은 나라 아닌가. 이 아담한 땅에 동족끼리 오순도순 어울려 살면서 걸핏하면 ‘아무개 물러가라, 꺼져라’ 소리 좀 안 하는 게 어떨까.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