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천군 백학면 한 마을에 안전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지뢰지대를 초등학생들이 걷고 있다.
연천지역 20여개 마을에 60~70년대 매설한 미확인 지뢰가 산재하면서 많은 주민들이 사고위험에 노출 돼 있지만 군부대는 제거작업도 하지 않은채 수십년째 방치해 주민들을 위협하고 있다.

대부분 야산과 농경지등 사유지에 매립된 지뢰는 장마철에 유실되면서 농경지등에 방치되고 있지만 군은 지뢰제거 작업을 행정기관 및 민간인에게 떠넘기고 있다.

현재 연천지역의 미확인 지뢰지대는 백학면과 미산, 신서등 5개면 20여개 마을에 70여만㎡에 이르고 있고 대부분이 마을과 인접한 주거지와 농경지에 집중적으로 분포 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민들은 특히 군 부대는 몇년전까지 정확한 지뢰매설도가 없어 주민들이 확인한 지뢰지대의 설명만으로 매설도를 작성했고 안전표지판과 철망도 2~3년전에 설치하는등 주민들의 안전을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백학면 모 지역은 지뢰지대가 초등학생 통학로와 접해 있지만 50㎝ 높이의 철조망만 설치했을뿐 아무런 안전시설을 갖추지 않고 있다.

또 이지역 주민들은 10여년전 어린이 놀이터를 조성하면서 지뢰지대를 발견, 군에 신고했지만 장기간 방치해 할수 없이 주민들이 지뢰작업을 벌인뒤 복토해 놀이터로 사용하고 있다.

지뢰지역으로 알려진 부지도 최근 운수회사가 차고지를 조성하기 위해 작업을 벌이고 있어 폭발등 안전사고에 무방비로 노출 돼 있는 실정이다.

주민 유모(63)씨는 “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르면서 안전망도 설치했지만 몇년전까지만 해도 지뢰가 어디에 매설돼 있는지 조차 군은 모르고 있었다”며 “마을 곳곳이 지뢰가 매설돼 있어 군이 이를 제거하지 않을 경우 불안한 주민들은 마을을 떠날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16대째 이마을에 살고 있는 최모(70)씨도 “지뢰로 인해 수많은 사상자를 목격했다”며 “군 작전상 불필요한 지역에 산재한 지뢰는 군이 관심을 갖고 제거해 주민들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가지정 문화재인 경순왕릉역 확장사업을 추진하는 연천군도 미확인 지뢰로 사업이 중단위기에 놓였다.

연천군이 능역확장을 위한 편입지역이 지난달 미확인 지뢰지대로 확인되면서 군부대에 지뢰제거를 요청했지만 부대측은 사업자 시행원칙에 따라 각서와 보험가입을 조건으로 민간업체에 작업의뢰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지뢰제거를 전문으로 하는 민간업체가 없고 장비 임대료등 막대한 예산이 추가로 소요됨에 따라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는등 연천지역 곳곳이 미확인 지뢰에 주민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