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원수가 졸도 실신 기절 혼절만 안 해도 그 국민은 다행이다. 2009년 9월 이스라엘의 시몬 페레스(Peres) 대통령은 고령(86세) 탓일까? 텔아비브 회합에서 발언 중 졸도했다.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의장(대통령 격)도 78세 때인 2004년 10월 산타클라라 예술대학 졸업식에서 축사 도중 실신, 넘어져 무릎 골절상을 입었다. 그는 2001년 7월에도 옥외에서 연설하다 기절했고 그 한 달 전에도 하바나 근교 집회에서 미국의 쿠바 적대시를 비난하는 사자후를 토하다가 혼절, 10분 후 연설을 재개했다. 그가 여러 번 졸도한 체력에도 아직 생존(89세) 중인 건 기적 아닐까. 철의 여인 대처도 늙으면 푸석돌이 되는 건지 68세 때인 1994년 3월 칠레 방문 때 연설 중 실신, 얼굴을 마이크에 부딪치며 쓰러졌고 부시 미국 대통령도 2002년 1월 미식축구를 보다가 과자가 목에 걸려 기절했다. 아버지 부시도 1992년 일본 만찬장에서 쓰러졌고….

그런데 잠시 졸도는 문제도 아니다. 보리스 옐친(Yeltsin) 러시아 대통령은 폐 간 심장 신장 척추이상 등 ‘걸어 다니는 병주머니’에다가 알코올 중독이었고 존 F 케네디도 부신(副腎) 기능 이상 등 8가지 약을 달고 다녔다. 2001년 4월 탄핵으로 물러난 와히드(Wahid)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또 탄핵 충격 탓인지 뇌일혈로 왼쪽 눈이 멀었다. 그럼 가장 건강한 국가 원수라면 누굴까. 단연 러시아의 푸틴일 게다. 그는 60세 생일인 2012년 10월 국제유도협회로부터 유도 8단 인증서를 받았을 뿐 아니라 툭하면 웃통 근육질을 노출한 채 말을 타고 산악지대를 누비는 등 ‘러시아의 람보’에다 만능 스포츠맨이다. 우리 대통령들도 건강했고 겉보기엔 약한 MB도 꽤 건강한 편이었다. 자못 국민의 홍복―크나큰 복이 아닐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번 남미 순방이 너무 무리였던가. 과로와 만성피로로 절대 안정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한반도의 대척점인 지구 정반대 쪽 남미 비행엔 24시간이나 걸린다. 웬만한 체력으로 3등석을 타기엔 엄두가 안 난다. 대통령 전용기야 안락하겠지만…. 아무튼 옥체 미령 하오시면 애국도 애민도 ‘통일 대박’도 불가하옵나이다! 명심 하시옵소서!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