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어른이 찔찔 우는 거야말로 가관이다. 돈 배포깨나 큰 마당발 성완종은 자신은 MB맨이 아니라며 찔찔거렸고 이완구는 총리 인준 청문회 때 당한 설움이 북받쳐 눈물을 훔치더니 총리를 사임, 떠나가면서도 울음을 참지 못하겠다는 듯이 아랫입술을 한껏 깨물었다. 원래 정치인은 잘 운다. 특히 미국 대통령은 거의가 울보였고 눈물단지(tear bottle)였다. 닉슨은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도중하차 때(1974년) 울었고 카터는 1977년 대선에서 승리, 귀향해 펑펑 울었다. 포드와 레이건은 비극배우 뺨칠 정도로 툭하면 훌쩍거렸고 힐러리 남편 클린턴도 1993년 흑인교회 예배 때와 1997년 취임식 날 눈물을 훔쳤다. 호방하고 저돌적이고 안하무인의 술꾼인 처칠도 1941년 8월 로렌스 올리비에(Olivier)가 넬슨 제독으로 나오는 영화 ‘해밀턴 부인’을 보다가 넬슨이 숨을 거두는 장면에서 줄줄 눈물을 흘렸다.

삼국지를 봐도 유비야 늘 심약하고 포근한 울보였지만 냉혹한 제갈 양까지도 일벌백계로 마속을 베고는 어깨를 들썩거렸다. 그게 이른바 ‘읍참마속’ 아닌가. 눈물 효과―읍소(泣訴) 효과라는 것도 있다. 눈물을 펑펑 쏟으며 기도―읍도(泣禱)를 해야 하나님 귀에 잘 들리고 울면서 간절히 청해야(泣請) 도척도 마음이 흔들린다고 했다. 무슬림(이슬람교도)처럼 땅에 엎드려 기도하며 울면(伏地流涕:복지유체) 알라신의 감응은 더욱 빠를지도 모른다. 가장 큰 눈물방울은 뭘까. 닭똥 같은 게 아니라 구슬 같은 눈물이다. ‘주루(珠淚)’라고 한다. 닭똥 같든 주루 같든 중국의 장쩌민(江澤民)과 후진타오(胡錦濤), 러시아의 푸틴, 북한 김정일은 울었다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그런데 판사가 울먹거렸다는 건 금시초문이다. 그것도 화장실에서 운 게 아니라 세월호 항소심 판결문을 읽던 광주고법 서 모 판사가 그랬다는 거다. 대폭 감형(선원들) 이유도 동정이었나? 재판중의 판사 대뇌는 영하 10도쯤 돼야 하는 거 아닐까. 차가운 이성이 감성화, 뜨뜻미지근해진 거 아닌가. 남자는 평생 세 번 운다고 했다. 태어날 때와 부모 별세 때다. 한 번 더 추가하면 자신의 임종 때다. 그걸 중국에선 ‘츠싱레이(辭行泪:사행루)’라고 합니다, 판사님!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