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해양수산부가 ‘인천 내항 1·8부두 항만 재개발 사업 계획’을 고시하면서 내항 재개발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정부와 항만 관계 기관은 항만 재개발의 세계적인 추세인 ‘내항은 주민에게, 외항은 화물을’이라는 변화의 물결을 좌시해서는 안 된다. 독일의 함부르크 항, 일본의 요코하마 항, 미국의 볼티모어 항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무역항들은 상업항 기능을 외항으로 이전시키고, 내항은 여객 중심의 친수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부산만 보더라도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으로 신항은 외항으로서 상업항 기능을, 기존 북항은 도시재생사업으로 구도심에서 벗어나 새롭게 태어난 깨끗한 항으로 변화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중 FTA 협상이 타결됐다. 어려운 경제사정에 처한 우리나라에 중국이라는 거대시장은 우리 중구뿐만 아니라 나라에 큰 기회다. 내항에 중국을 대상으로 더 많은 여객항로를 개설해 관광, 무역, 쇼핑, 숙박 등을 갖춘 그린 항으로 개발한다면 중구는 인천의 성장 동력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
정부는 내항 항만재개발사업을 1·8부두에만 국한하지 않고 지금부터라도 내항 전체 재개발 계획을 수립하고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해양수산부 계획에 의하면 현재 국제여객터미널을 인천 남항에 새로 건설 중인 국제여객터미널로 2017년 이전해 통합할 예정이다. 그러나 신국제여객터미널 신축 지역은 도심과 떨어져 도로, 교통망 등 각종 인프라가 전무해 막대한 예산이 추가 투입돼야 한다.
현재 국제여객터미널이 있는 중구 지역은 사통팔달의 교통요지이며, 배후지역에 차이나타운, 송월동 동화마을, 신포·연안상가, 신흥시장, 문화의 거리 등 다양한 분야의 기반시설이 완비된 지역이다. 이렇게 준비된 중구지역을 버리고 국제여객터미널 이전만을 주장하는 것은 국가 예산의 큰 낭비는 물론 상권의 쇠퇴와 원도심인 중구, 동구, 남구의 지역 회생 기회를 완전히 무산시켜 도시 공동화와 도심 황폐화를 초래하는 재앙일 뿐이다. 사람중심의 인천 내항 재개발과 국제여객터미널의 중구 존치는 개항 이후 130여년 만에 찾아온 기회다. 특히 인천시가 이러한 경제성장 동력을 외면한다면 인천시민으로서 매우 서글픈 현실이자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다.
/김홍섭 인천시 중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