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관리소홀로 만취상태의 피의자가 연행도중 가파른 계단에서 굴러떨어져 뇌사상태에 빠지는가 하면 파출소에서 체포해 경찰서에 인계된 피의자가 조사도 받기전에 도주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잇따라 발생했다.

5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10시께 오산시 오산원동 D가요주점에서 여종업원과 시비를 벌이던 조모(50)씨가 화성경찰서 오산파출소의 안모(33), 박모(31)순경에 의해 연행되다 주점 2층 계단에서 7~8m아래로 굴러 두개골이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

그러나 조씨를 연행한 안 순경 등은 이 같은 사실을 가족들에게조차 알리지 않아 10시간 동안 혼수상태로 방치됐다.

바지에 소변을 보는 등 조씨가 정상이 아님을 뒤늦게 알아챈 가족들은 인근 서울병원으로 옮겨 응급수술을 받도록 했으나 뇌출혈이 심해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다.

연행당시 안 순경 등은 조씨가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만취상태였는데도 혼자서 계단을 내려가도록 하는 등 기본적인 안전조치조차 취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파출소에 와서도 1시간 동안 방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30일에는 경찰을 폭행하고 순찰차까지 파손한 현행범을 파출소 직원들이 체포해 경찰서에 인계했으나 피의자가 점심시간대를 이용해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을 담당한 수원중부경찰서 형사과 형사계 이모(50) 경사 등은 책임추궁을 피하기 위해 제대로 보고도 하지 않고 사건을 축소해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만 범인을 수배하는 등 은폐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