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은 영어가 서투른 니가테(苦手), 헤타(下手) 정도가 아니라 데키나이(不可)다. 그들은 ㄱ ㄹ ㅁ 등 자음 받침과 ㅓ ㅐ ㅡ 등 모음 표기, 발음을 못한다. prime minister의 prime이 푸라이무, president→푸레지덴토, politics→포리팃쿠스다. apple→앗푸르, Google→구구루, dollar→도루, 클린턴→쿠린톤, 네팔→네파루, 이집트와 베트남도 에지푸토, 베토나무다. 서울→소우루, 새누리당→세누리黨, 세월호→세오루號, 박근혜→바쿠쿠네 식이고 girl→가루, handbag→한도바쿠, gang→걍구, 빌딩→비루딩구, 트럭→토라쿠, rule도 ‘루루’다. 그러니 아베 총리의 엊그제 미국 의회 영어연설은 난센스다. 그 발음을 차마 귀를 열고 들어줄 수 없었다. 그런데도 킥킥 쿡쿡거리는 소리 하나 새지 않은 건 대단하고도 존경스럽다. 그러기는 커녕 몇 번씩이나 기립박수를 보냈다는 거다.

미·일 밀월 무드야말로 더 이상 있을 수 없도록 끝내줬다고 했고 아사히신문은 ‘국보급(國寶級) 환영’이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영어는 엉터리지만 일본인의 술 센스만은 가히 국보급이다. 만찬 건배주가 유명한 일본 전통주였고 정선된 원료로 오랜 기간 숙성시킨―긴죠(吟釀)시킨 ‘닷사이(獺祭)’였다고 했다. ‘닷사이(달제)’란 수달(獺)이 잔뜩 포획한 물고기를 늘어놓고 제사를 지낸다는 뜻이고 그 물고기를 달제어(獺祭魚)라고 한다. 시문을 지을 때 많은 참고서를 인용한다는 뜻의 ‘달제’라는 말도 그 ‘달제’에서 왔다. 그런데 이 말이 더욱 유명해 진 건 메이지(明治)시대의 유명한 시인이자 ‘하이쿠(俳口→일본 전통短詩)’라는 말을 처음 쓰기도 한 마사오카 시키(正岡子規)가 그의 거처를 ‘닷사이쇼오쿠(獺祭書屋)’라고 했고 그의 아호도 ‘닷사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술 이름이 그 ‘닷사이’라면 멋지지 않은가.

오바마 대통령이 그 건배주의 연유를 알았다면 감격에 겨웠을 게다. 그런 전통주 내력도 모르고 하이쿠를 읊었다면 헛일이다. 5 7 5의 17음 형식으로 제대로 읊었는지도 의문이고…. 일국의 총리와 대통령이라면 영어 등 외국어와 상식 등 지성도 대충은 갖추는 게 낫다. 위안부와 인신매매도 구별하지 못하는 총리라니!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