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여왕이라 불리는 봄이다. 더욱이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부의 날을 비롯해 가족 구성원을 한 번쯤 더 되돌아보게 되는 가정의 달이기도 하다. 그래서 5월에는 사람들의 입가에 항상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평소에 갖고 싶은 장난감을 받아들고는 이불 속에서 누가 가져갈까 꼭 끌어안고 잠들던 어린 시절의 기억, 맞춤법은 틀려도 진심으로 써내려간 ‘엄마, 아빠 사랑해요’라는 아이의 편지를 기억하는 부모, 학창시절 놀고 싶은 마음도 모른 채 ‘공부해라’며 혼내던 선생님의 말이 되려 감사해 지는, 5월은 그런 달이다.

그렇게 많은 사람이 웃고 있지만 그런 웃음 속에서도 소외된 사람들이 있다. 경제적 문제로 인해 어린이날 아이에게 아무것도 해 줄 수 없는 부모, 그런 사정을 알고 아무런 내색도 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여전히 우리 주변에 많다.

아예 부모와 자식간의 정을 느끼지 못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결혼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이혼율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결혼 스펙’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다. 계속되는 경기 침체로 연애, 출산, 내 집 마련, 인간관계를 포기했다는 ‘5포 세대’가 늘고 있고, 자신의 (결혼) 조건에 맞지 않는다면 결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갖는 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결혼정보회사에서는 성혼율을 높이기 위해 (회원) 가입 조건으로 키·몸무게·학력은 물론 재직증명서·원천징수증명서를 요구하기도 한다.

최근 한 케이블 채널에서는 ‘25살 넘어서까지 동정을 유지하면 초능력이 생긴다’는 황당한 설정으로 졸업후 학자금 대출을 갚아야 하는데 취업도 되지 않고, 스펙 때문에 연애도 못 하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애환을 다룬 드라마도 등장했다.

세상 모든 사람이 행복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살아가면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여유를 갖는 것은 인간의 권리이자 사회의 의무다. 그렇다면 사회는 최소한 그런 기회 정도는 만들어 줘야 하지 않을까. 사회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었다고 설명하지만, 그 또한 제한된 기회라고 젊은이들은 항변한다.

요즈음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이 피터팬이 살고 있는 ‘네버랜드(Naverland)’를 그리워하는 것, 그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최규원 지역사회부(하남) 차장